“오픈뱅킹이 되면 나한테 어떤 혜택이 있는데?”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기사를 본 지인이 한 말이다. 오픈뱅킹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송금할 수 있어서 핀테크 기업과 은행의 무한 경쟁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인은 “송금수수료 그대로 받던데 뭐가 좋아지는 거야?”라고 재차 물었다.
오픈뱅킹은 핀테크 기업에 확실한 기회다. 핀테크 기업은 모든 시중은행과 개별 제휴를 맺어야 하는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번거로움 개별 계약 없이 오픈 API를 통해 모든 은행 계좌 정보와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다. 핀테크 기업은 오픈뱅킹으로 인해 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10분의 1, 최대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 수수료에 발목 잡혀 적자에 허덕이고 있던 핀테크 기업에 흑자 전환의 계기이자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절감한 수수료는 당연히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오픈뱅킹으로 바뀐 게 없다고 말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무료 송금 10회 이후에 발생하는 송금에 대해선 여전히 건당 500원을 부과한다. 핀테크 업체는 추후에 수수료 체계 변경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일단 수수료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일 오픈뱅킹으로 금융 혁신이 시작됐다는 전망이 쏟아진다. 물론 앱 하나에서 모든 계좌를 등록해 조회하고 은행도 앱 내에 타행 계좌 집금, 간편 환전, 통합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 혜택은 아직 미미하다. 특히 누적 사용자 3000만, 1600만을 둔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선발 핀테크 업체 서비스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일부 시중은행이 '오픈뱅킹 등록 시 이체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것과도 대조를 보인다.
귀여운 캐릭터로 금융에 친밀도를 높이고, 빠르고 간편한 송금시스템 구축 등 모두 훌륭한 금융 혁신이다. 그러나 핀테크 기업에 거는 소비자 기대는 그 이상이다. 기존 은행이 주지 않은 혁신 서비스와 함께 소비자 혜택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핀테크 기업은 오픈뱅킹을 산업 측면 이전에 소비자 시선에서 먼저 바라봐야 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