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전자책계 애플 될까...더 작고 또렷해진 '리디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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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신제품 리디 페이퍼

이달 초 열린 '리디페이퍼' 출시 간담회에서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다른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있느냐”였다. 소비자가 신제품에 대해 가장 궁금해 했던 부분이자, 2주 동안 기기를 실사용 해본 결과 가장 큰 문제도 결국은 호환성이었다.

리디에서 만드는 전자책 단말기는 모두 타사 앱 설치가 제한된다. 리디북스에서 구매한 전자책과 구독형 서비스 '리디셀렉트'만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리디에서 새로 선보인 짧은 기사 콘텐츠 '리디 아티클' 조차 리디 단말기에서는 읽을 수 없다. 안정성 때문에 호환성을 무시하기에는 너무 잃는 게 많다. 루팅을 통해 커스텀 롬을 올려 해결할 수는 있지만 초보자가 직접 하기엔 쉽지 않다. 고장 위험부담도 따른다.

'밀리의서재' '알라딘' '영풍문고' 등 여러 전자책 플랫폼을 오가는 이용자 입장에서 이 문제는 상당히 큰 불편으로 작용한다. 리디페이퍼 구매를 고민하던 소비자가 결국 다른 제품으로 돌아서는 이유도, 전작 '페이퍼 라이트'를 구입하고도 수년 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방에 항상 소지하고 다니면서도 짬을 내 전자책을 읽을 때는 결국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을 쓰게 된다. 정작 리디북스 전자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전자책 단말기 본질적인 한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낳는다.

기본적으로 6인치 전자책 단말기는 4인치 스마트폰과 10인치 태블릿 사이 미묘한 위치에 있다. 가방에는 딱 맞지만 옷 주머니에 넣기에는 살짝 부담스럽다. 휴대성은 스마트폰보다 떨어지고 한 화면에 표시되는 글자 수는 태블릿에 밀린다. 이 사이에서 차별적인 효용을 주지 못하면 외부에서는 스마트폰을 쓰고 실내에서는 태블릿을 쓰게 만든다. 1세대 단말기 출시 당시에는 장기대여 상품으로 전자책 수백권을 함께 제공하는 파격 프로모션으로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장기대여가 금지됨에 따라 같은 전략 구사는 쉽지 않아졌다. 구독서비스 리디셀렉트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호평을 받고 있지만, 도서 구색만 놓고 보자면 경쟁 업체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처럼 제품 자체 매력으로 팬덤 소비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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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의 가장 큰 개선점으로 느껴진 부분은 배젤 축소다. 수치로 따지면 큰 차이가 없지만 한 손에 딱 잡힌다는 점이 중요하다. 전작 페이퍼는 안정적으로 손에 쥐려면 별도 핑거링 부착이 불가피했다. 160g대 무게는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다. 실제로는 오래 들고 있어도 스마트폰 대비 더 가볍게 느껴진다. 기기 면적이 넓어 새끼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무게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리디 제품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물리버튼 시스템과 궁합이 잘 맞다. 버튼을 한 쪽으로 모으면서 한 손 조작이 더 쉬워진 측면도 있다.

화면 명확도는 뚜렷하게 개선됐다. 단말기를 처음 이용하는 사람도 전작과 차이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색온도 조절 기능이 추가되면서 장시간 이용 시 눈 피로도 심하지 않다. 화면 넘김 속도는 생각보다 체감이 크다. 속도 자체는 22% 정도 개선됐다지만 화면 전환 시 깜빡임 빈도가 훨씬 적어진 부분이 눈에 띈다. 페이지를 넘길 때 거의 거슬리지 않는다.

충전 단자로 굳이 마이크로 USB 포트를 택한 점은 아쉽다. 최근 스마트폰이 대부분 USB-C 단자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굳이 충전 케이블을 하나 더 갖고 다녀야 한다. 배터리 용량이 1500mAh로 커져 충전이 자주 필요하지는 않다. 프론트라이트 사용 빈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2주 사용에 한 번도 충전하지 않았음에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았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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