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靑에 '총리직 고사' 전달…"대통령에 부담 드릴 수 없어"

유력한 차기 국무총리 후보였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주말 청와대에 총리직을 고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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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지난 주말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통해 총리직 고사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진보진영측의 반대 등으로 당 내부에서 조차 여론분열을 초래하는 상황이 되자 총선을 앞두고 당 뿐 아니라 대통령에게 부담을 지우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의 재정경제부 차관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노무현 정부의 재정경제부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4선 의원에다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역임했다.

일찌감치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 법인세 인하를 추진한 바 있어 '친 재벌 성향의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종교인 과세와 동성애 문제, 한미 FTA 등의 이슈에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 현 정권 핵심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사왔다.

이와 달리 경제단체는 '경제총리론'을 앞세워 김 의원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계는 물론 소상공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김 의원에게 기대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고심 끝에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총리직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6선의 정세균 전 국회의장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최근 청와대에 검증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낙연 국무총리의 유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의원실 측의 고사 의견 전달과 관련해 “들어본 바가 없다”면서 “인사에 대해서는 지금 각종 추정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최종 단계까지 가봐야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김 의원을 총리 후보군에서 완전 배제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김진표 카드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누구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내년도 예산부수법안이 통과되고 국회가 어느 정도 안정화돼야 총리 교체에 나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장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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