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전체 사업을 통틀어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개화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 영향이 크다. 세계 시장에서 5G 장비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네트워크사업부의 내년도 사업 전망도 밝다.
8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 네트워크사업부는 올해 연 매출 6조256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매출을 발표하지 않는다.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은 IT모바일(IM)부문 전체 매출에서 무선사업부 매출을 제외하고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런던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을 5조원 대로 예측했지만 업계는 이보다 많은 매출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네트워크 사업부는 약 4조17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대비 올해 매출이 50%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5G 장비 시장 선점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한국과 미국에서 5G 시장이 커지면서 통신 장비, 네트워크 솔루션 수요가 커졌다. 삼성전자는 5G 상용화에 앞서 관련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업을 강화했다. 삼성전자가 4G 장비 시장에 뒤늦게 대응한 전례가 있어 5G 시장에선 빠르게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도 삼성에 호재로 작용했다.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5G 통신 장비 공급에서 배제되며 삼성전자 수주 기회가 확대됐다.
올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늘었다. 정보기술(IT) 시장 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G 장비 시장 점유율 37%로 1위에 올라섰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사업부 가운데 네트워크사업부의 지난해 대비 매출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졌다”면서 “당분간 세계 시장에서 5G 장비 수요는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시장 전망이 아주 밝다”고 낙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에서 차지하는 5G 장비 매출을 35%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고가 장비여서 이익률은 가장 높다. 인도 등 성장 국가에선 4G 장비 독점 공급 등으로 안정적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사업부 임원수도 1년 새 30% 늘었다. 다른 사업부 임원수가 그대로거나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의 증가다. 임원이 늘어난 만큼 직원 수도 크게 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전망은 더 밝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5G 6㎓ 이하 저주파 대역에서 논스탠드얼론(NSA-LTE와 5G 혼합형) 설비 투자가 이뤄졌다. 내년에는 28㎓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스탠드얼론(SA-5G 단독모드)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고주파대역을 사용하는 5G 장비는 부가 가치가 높아 매출은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내년 삼성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을 10조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 개편을 앞뒀다. 네트워크사업부가 모처럼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승진잔치'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기술 개발로 차세대 통신과 5G 시대의 혁신을 주도 하고 있다”면서 “5G 시대 비전을 실현할 다양한 통신망 구축 솔루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박정은기자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