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억명 이상 이용자가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타국 이용자가 올리는 중국 정부 비판 콘텐츠도 검열한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는 석연찮은 이유로 미국인 소녀 계정을 중단시킨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계정을 복구 조치했다. 다만 중국 비판 콘텐츠를 올려 검열됐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오사마 빈 라덴 이미지가 들어간 콘텐츠가 문제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아프가니스탄 태생 17세 소녀 페로자 아지즈는 이달 메이크업 콘텐츠로 위장한 중국 정부 비판 영상을 올린 후 바이트댄스 측으로부터 계정을 정지당했다.
아지즈가 올린 영상 도입부는 눈썹을 다듬는 영상인 것처럼 시작하지만 이후 대부분 분량은 중국 신장 지역에서 자행된 인권 탄압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아지즈는 바이트댄스가 영상을 삭제하지 못하도록 이 같은 구성을 택했다고 밝혔다. 위구르 강제 수용소가 “또 다른 홀로코스트”라며 많은 사람들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영상은 조회 수 150만 이상을 기록했다.
아지즈는 영상을 올린 직후 새 영상 업로드 기능이 차단되고 영상이 삭제됐으며, 이후 자신의 계정 두 개가 모두 정지됐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틱톡 측은 중국 비판 영상과 관계없이, 아지즈가 과거 다른 계정에 올렸던 영상에 '테러 또는 테러 이미지'가 포함돼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틱톡이 문제 삼은 영상에서 빈 라덴 이미지는 약 1초 정도 표시됐다. 아지즈는 이슬람 테러리즘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틱톡 측은 성명서를 통해 “풍자를 의도한 동영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엄격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비판 영상이 삭제된 것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바이트댄스는 이미 중국 내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철저하게 검열하고 있다. 아지즈가 올린 영상 역시 중국 내수용 플랫폼에서는 볼 수 없도록 조치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중국 밖에서 올린 반중 정서 콘텐츠 역시 언제든지 검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10월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정보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으며, 요청해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