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화웨이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베를린 연방하원 연설에서 “EU 국가가 중국에 대해 개별 정책을 갖게 되고 엇갈린 신호를 보내는 것은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라면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EU차원의 일관된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5G 네트워크 확대에 있어서 높은 보안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EU 파트너와 논의해 명확한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5G 구축 사업에 EU가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스파이 문제 등 보안 우려가 높다며 동맹국에게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구했다. 반면에, 중국은 이에 반발하면서 EU가 화웨이를 인위적으로 배제할 경우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EU 국가가 현실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겠지만, 보안 문제에 공동대응하며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화웨이 5G 장비사용 금지를 압박하지만, EU 차원에서는 독자적인 검증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독일이 미국의 무조건적 화웨이 금지 압박을 거부하면서, 5G 네트워크 장비 문제는 EU시장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독일 빌드(Bild)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이이 중국 공급 업체와 협력하지 말라고 독일에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