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병원 확보 늦어지며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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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의 '블록체인 기반 실손의료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실손보험 자동청구)'가 병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서비스를 시작한 뒤 2년가량 지났지만 해당 서비스 가능 병원을 5곳 추가 확보하는 데 그쳤다. 교보생명의 블록체인 기반 사업 등 인슈어테크 사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 혁신 보험사란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4월 교보생명이 정부가 주관하는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 조성 블록체인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뒤 추진한 '실손보험 자동청구'의 병원 확보가 늦어지면서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교보생명에 발주한 것이다.

2017년 11월 구축, 그해 12월부터 서비스됐다. 블록체인 기술로 분산원장에 등재된 보험계약을 활용해 보험금 지급 요건이 충족되면 의무기록 사본과 보험금 청구서를 자동으로 생성해 보험사에 전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가입자는 병원 원무과에 보험금 청구를 요청한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본인인증만 하면 보험금 청구가 완료된다.

교보생명은 당시 2018년 실손보험 자동청구 가능 병원을 20곳 확보하고 관련 서비스를 업권 전체에 확대해 2020년 600곳 병원에서 해당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블록체인 사업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2년째 병원 추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2018년 연내 목표였던 병원 20곳 확보도 올해 상반기로 미뤄졌지만, 최근 서울의료원을 확보해 총 8곳 병원에 서비스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서울의료원 1곳을 추가해 총 8곳 병원을 확보했다”면서 “올해 상반기 병원 20곳 확보란 계획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업권 전체에 확대해 2020년 600곳 병원에 서비스한다는 계획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는 교보생명의 블록체인 기반 실손보험 자동청구가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권이 추진하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에 교보생명이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사용을 제의했지만, 업계 이견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생보업권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때 삼성SDS가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가진 교보생명과 갈등을 빚고 본인인증 관련 불협화음도 유발하면서 최종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인슈어테크 기업을 비롯한 삼성SDS 등 대형 SI회사들이 실손보험 자동청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권 블록체인 사업을 고스란히 타 업권에 내어주게 생겼다. 삼성SDS는 실손보험 자동청구 서비스를 위해 한림대, 성심병원,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삼성의료원, 고려대 정밀의료병원시스템(P-HIS) 사업단 등 의료기관 5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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