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강아지구충제' 논란, 카페·블로그 타고 판매처까지 공유

강아지구충제(펜벤다졸)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유튜브를 시작으로 포털 카페, 블로그 등을 타고 복용법까지 무차별 공유된다. 정부, 의학계는 부작용 사례, 위험성 등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향후 비슷한 약화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며 펜벤다졸 등 관련 의약품이 암뿐 아니라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는 등 잘못된 정보가 지속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는 '펜벤다졸' 관련 카페와 관련 내용을 알리는 블로그가 지속 운영된다.

특히 일부에서는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강아지 구충제 복용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3일 복용, 4일 쉼'부터 '8~16주가 정석'까지 다양하다. 해당 의약품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비타민E, 커큐민 등을 함께 복용하도록 하며 특정 제약사, 해외직구 제품을 권장까지 한다. 채팅방에 등록된 인원만 398명에 달하며 펜벤다졸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카페도 여러개다.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카페 회원수는 46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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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전문가 등은 강아지 구충제의 위험성을 경고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효능 및 안전성 관련 의견 제시'라는 자료에서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다.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대한암학회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강아지 구충제'에만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향후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해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약화사고는 100여 년 전부터 있었던 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탄생하게 된 배경도 약을 단순히 승인한다는 것이 아니라 약화사고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다”면서 “현재 발생하는 약화사고는 과거부터 반복 돼 왔으며 특히 유튜브라는 매체를 타고 실제 복용 사례, 완치 사례 등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문제가 더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아지 구충제는 사람에게 써본 적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간기능을 손상하는 '간독성'이 생겼다는 문헌 보고가 있다”면서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약을 섞어 쓰는 것은 흡수율을 높이지 못할 뿐 아니라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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