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교수포럼의 정책 시시비비]<71>첫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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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교육부는 대학 입시제도 개선과 관련해 그동안 실시한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 발표 핵심은 대략 두 가지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특정 고등학교 유형이 우대되는 경향과 지원자·합격자 내신등급에서 '일반고>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 순으로 일종의 서열화된 모습을 확인한 것이다.

실상 교육부는 지난 9월 말 '학생부종합전형조사단' 실태 조사로 학종 운영 실태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올해 발표 예정인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마련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그 추진 결과로, 학종 비율이나 특정 고등학교 유형 학생 선발 비중이 높은 13개 대학의 2016~2019학년도 전형 자료 총 202만여건을 분석한 결과인 셈이다.

실상 대학입시에서 '학종'이라 불리는 이 전형에 관한 논쟁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 자료를 참고하면 이 제도는 “점수 위주의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학생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소질과 적성,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비롯해 문제 해결력, 창의력, 리더십 등을 평가 주요 요소로 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입학전형 과정을 진행하며 학생 역량을 종합 평가한다는 관점에서 고교내신뿐만 아니라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등이 활용되게 됐고, 그 결과로 이 제도의 공정성·투명성 및 '외부 요인이 입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회 불신'에 관한 우려가 이번 조사 배경이 됐다고 볼 수도 있다.

교육부 발표를 보면 우선 학종 전 과정에서 지원자·합격자 평균 내신등급이 '일반고>자사고>외고·국제고>과학고'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순서가 있다는 것은 이와 역순으로 고교 유형에 따른 서열화와 특정 고교 유형이 좀 더 우대를 받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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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들 13개 대학에서 학종에 지원한 학생 합격률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일반고는 9.1%, 자사고는 10.2%, 외고·국제고는 13.9%, 과학고·영재고는 26.1% 순이었다. 일반고는 전국 일반고 학생 대비 5.4%만 합격한 반면에 자사고는 28.8%, 외고·국제고는 45.8%, 과학고·영재고는 111.5%로 합격했다. 교육부는 이들 사이에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는 점도 언급했다.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놓고 한편으로는 세간에서 우려한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대입 전형제도에 관해 객관 판단을 하기에 앞서 이 제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민이나 전문가가 실상 많지 않다는 점이다.

교육부 실태조사는 2007년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돼 학종으로 발전한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행해진 것이었고, 학종제도 운영 경과와 그 결과에 대해 기대한 것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다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조사만으로 이 제도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조심스럽다.

대학 입시제도와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어디에 있는지는 명확하다. 교육부도 밝혔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입시 유형이든 평가 과정은 물론 평가 결과와 관련해 학생·학부모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공개 범위가 분명히 규정돼야 한다.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면 학생·학부모가 가려진 정보가 많아서는 안 된다. 이것이 이번 조사의 가장 분명한 결론이다.

◇ET교수포럼 명단(가나다 순)=김현수(순천향대), 문주현(단국대), 박재민(건국대), 박호정(고려대), 송성진(성균관대), 오중산(숙명여대), 이우영(연세대), 이젬마(경희대), 이종수(서울대), 정도진(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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