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교통약자 배려' 전기차 충전소 10곳 설치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이달 경기도 고양에서 가동을 시작한다. 충전기는 초급속 충전을 제공하면서 장애인, 여성, 노인 등 교통 약자를 배려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현대차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10여곳에 충전소를 독자 구축,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무빙형 초급속(350㎾급) 충전시스템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하고 이달 중 가동한다. 이후 서울 강동구 길동 등 내년 초까지 수도권 10여곳에 현대차 브랜드 자체 충전소를 구축할 방침이다.

Photo Image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된 현대차 독자 충전소.

현대차 충전소는 국가 보조금 없이 꾸며졌다. 현대차는 자체 예산을 최소 100억원 투입,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충전기는 반자동 무빙형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반 충전기(50㎾급)보다 약 두 배 두껍고 무거운 충전케이블과 커넥터를 차량까지 이동시킬 필요가 없다. 충전기 전면부에 위치한 터치스크린 조작을 통해 충전시스템 상층부가 회전한 뒤 충전케이블이 달린 커넥터가 자동으로 차량 충전구 위치까지 내려오도록 설계됐다. 이용자는 충전 커넥터를 차량 충전구에 꽂는 것만으로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5일 “장애인이나 여성, 노인 등도 손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Photo Image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된 현대차 충전기.

충전 성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 시간 동안 전기를 350㎾ 충전시킬 수 있다. 배터리 용량 64㎾h인 '코나 일렉트릭'을 충전하면 10분 이내 약 400㎞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를 충전시킬 수 있다. 다만 350㎾ 속도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가 없어 당분간 100~150㎾ 수준으로 탄력 운영할 계획이다. 사용되는 초고압 충전케이블은 냉각장치가 적용된 수랭식 케이블을 별도로 만들었다.

차량 여러대를 동시에 충전시킬 수 있는 파워뱅크 방식으로 설계됐다. 충전 전원 모듈을 내장한 파워뱅크는 충전소 지하 바닥이나 다른 장소에 설치하고, 충전기만 외부에 노출시킬 수 있다. 현대차 독자 충전기는 국내 충전기 전문 업체 대영채비와 공동으로 만들었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충전구까지 자동으로 연결되는 로봇형 충전기 개발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충전시스템은 기존의 다른 완성차 업체 충전 인프라보다 신속, 편의, 안전성에 많은 역점을 뒀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대용량화로 충전케이블 등 각종 장치가 무겁고, 커짐에 따라 사람이 작동하는 일을 최소화시킨 자동화시스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완성차 업체 가운데 독자 모델 충전기를 개발해서 자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 건 미국 테슬라에 이어 현대차가 세계 두 번째다. 벤츠 등은 기성품 충전기를 활용, 독자 충전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