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승리를 향한 걸음에 착수했다. 여당은 '이기는 선거'를 만들겠며 전열 정비를 서둘렀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영입인재로 거론됐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두고 잡음이 계속되면서 출발부터 혼선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총선기획단 첫 회의를 열고 '다수당'이 되겠다면서 선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이해찬 대표는 “다음 총선에서 야당의 발목잡기가 되지 않도록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으로 개혁을 마무리하고 우리 당으로서도 재집권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이제 (임기) 반이 지났는데 야당이 심하게 발목잡기를 해서 중요한 입법을 못 한 것이 매우 많다”며 “정치개혁법, 검찰개혁법 등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아주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총선기획단은 막중한 책임을 가진다”며 “선거를 많이 치러보지만 얼마만큼 기획을 잘 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달라진다. 선거를 잘 할 수 있도록 기획단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저도 충분히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핵심 키워드를 '공정, 혁신, 미래'로 잡았다. 당내 소신 발언을 계속해온 금태섭 의원을 기획단에 포함시켰다. 여성 5명, 청년 4명을 넣어 소수자 목소리 반영에도 무게를 뒀다.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윤호중 사무총장은 “우리 시대 청년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도덕성, 공정성에 대한 요구를 수용해서 공천 과정부터 혁신적으로 준비하겠다”며 “청년과 여성이 후보자를 넘어 공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당의 후보자 되려는 분들은 자녀입시 부정 여부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며 “국회의원들은 말로 정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혐오발언 이력이 있는 분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설명했다.
총선기획단은 혁신제도, 국민참여, 미래기획, 홍보소통 4개 분과로 구성됐다. 혁신제도분과는 이 전략기획위원장이, 국민참여분과는 소병훈 조직부총장이, 미래기획분과는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홍보소통분과는 정청래 전 의원이 각각 분과장을 맡았다.
한국당은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두고 연일 잡음이 일었다. 결국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나서서 영입을 사실상 철회하는 발언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문재인 정권 전반기 소상공인 정책평가를 위한 정책 토론회' 참석 뒤 취재진에게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장은 '우리공화당' 입당을 부인하며 “내년 총선을 한국당에서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지도부의 인재영입 과정과 총선기획단을 두고 쓴소리가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총선기획단 인선과 비교하면서 “한국당도 지지층만 바라보는 폐쇄적인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며 “피해 의식에 사로잡힌 '과거형 인재'가 아니라 외연 확장을 위한 '미래형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햇다.
장 의원은 “섬뜩한 생각이 든다”며 “(금태섭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탈당하라는 거센 비난도 일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를 내치기는커녕 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총선을 대하는 민주당의 결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며 “확장성을 고려하면서도 당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한 수이며 어떤 인재영입보다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도 '한국당의 혁신을 위한 고언'이라며 “총선준비의 시작은 희생과 헌신이고 결과는 승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과 영남 지역의 3선 이상 현역 의원들 불출마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지금 박찬주 대장을 비롯해서 언론에서 문제 제기하는 부분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인재영입은 12월이나 1월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