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 경기 살리겠다는 정부…우려도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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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강조하지만 실효성 부족,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513조5000억원 규모 '슈퍼예산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조정될지 관심이다.

23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구조전환기, 재정정책의 역할과 방향' 토론회에서 경제전문가들은 정부 재정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기대응 필요성으로 인해 재정이 확대됐지만 재정확대 경기대응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요부진이 대외적 요인에 기인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재정확장 자체 경기대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자율이 이미 낮은 상황이라 통화정책 경기대응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장은 “최근 경기침체 요인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경기대응 효과 제고를 위해서는 수출, 투자 부진 완화와 함께 민간소비 진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의 지속가능성 우려가 지속되면 일시적 재정확대가 민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가처분 소득의 일시적 증가가 소비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면서 “경기 하락기의 재정적자가 경기 확장기의 재정흑자로 보완될 수 있는 재정운용을 위한 원칙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지출은 늘려야 하지만 재정건전성을 위해 증세가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성현 인천대학교 교수는 “2020년 예산안에서 총지출 증가율을 9.3%로 높게 설정한 것은 재정 기능의 정상화와 경기 대응 측면에서 적절하다”면서도 “세입 확충 노력이 부족해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은 우려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증세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지난 22일부터 513조5000억원 규모 예산안 심사를 시작한 상황이라 이런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다. 정부는 확장 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일자리, 남북협력 등 분야에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축소균형에 머물지, 확대균형으로 갈지는 정책 판단의 문제”라면서 “정부는 확대균형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 정부 선제조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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