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술력, 판매력, 제조 능력 등 많은 요소가 있지만 대다수 경영자가 첫째로 꼽는 것은 바로 '사람 관리'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역시 인재 경영을 중요시했다. 드러커는 저서 '일의 철학'에서 “경영은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업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진 인간 공동체”라고 얘기한다.

요즘같이 사업 여건이 어려울수록, 경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사람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첨예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의 힘, 직원들의 협력이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변화무쌍한 경영 환경 속에서 직원들과 회사가 같은 목표점을 향해 달리지 않는다면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요원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회사와 직원의 목표를 일치시킬 수 있을까. 답은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에 있다.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는 뚜렷한 비전이 있고, 그 속에서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성장을 확신할 수 있는 기업이다. 더 나아가 '내 자녀들이 다녔으면' 하는 회사가 된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일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단기 성과에 매달리거나 부가 가치가 없는 일로 바쁜 조직은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없다. 성과를 내지도 못한다. 더 나쁜 경우 회사가 직원들의 창의 아이디어를 가로막고 성장을 저해하는 방해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물론 회사가 늘 자유롭고 좋을 수만은 없다. 시장 상황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 위기를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성장을 위한 도전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축적되면 회사의 조직 문화는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직원들은 회사를 자신의 성장과 학습을 위한 터전으로 생각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진해서 아이디어를 낸다. 또 동료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게 된다.

기업을 바꾸는 이런 선순환은 의외로 작은 변화에서 시작한다. 상사가 나서서 불필요한 자료를 만들지 않게 하고, 지루한 회의를 없애고, 직원을 자신의 업무를 보좌하는 수행자가 아니라 자신이 성장시켜야 할 가족으로 생각하면 된다. 상사가 주는 숙제로 바쁜 직원이 없고 '자습'하는 직원이 많아지면 회사는 그 학습 과정에서 나오는 힘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자율성이야말로 스스로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A(Aim high)·N(Never give up)·D(Do your Best)' 조직을 가능하게 힘이다. 더 나아가 'A·N·D'가 회사의 'DNA'로 정착되면 그 회사는 변화 앞에서도 빠르고 유연하며 도전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전자 산업은 또 한 번 도전과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더 큰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변화 시기에 주도해서 길을 개척하며 성장으로 향하는 문의 열쇠를 쥔 이는 바로 회사 직원들이다. 회사와 본인의 성장에 행복감을 느끼면서 늘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직원, 그들이 바로 회사를 키우고 나아가 산업을 키우는 힘이다.

Photo Image

이동훈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dh@k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