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서울 을지로 본점으로 디지털과 정보기술(IT) 역량을 집중시킨다. 디지털부와 IT부를 한 공간에 배치, 두 부서 간 빠른 소통으로 시너지를 노린다. '디지털'이 은행권 생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그 토대가 되는 IT도 본부에서 직접 컨트롤하기 위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현재 수용 인원을 확대하기 위해 을지로 IBK 파이낸스타워(IFT)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공사를 마친 후 IT그룹 인력을 순차적으로 데려올 계획이다. 재배치 완료 시점은 2021년이 유력하다. 이미 근무하고 있는 인력 자리부터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은행 IT그룹은 경기도 용인 수지IT센터에 입주해 있다. 수지IT센터에는 IT기획부, IT시스템운영부, IT금융개발부, IT글로벌개발부, IT채널부, IT내부통제팀 인력 총 700~8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자회사 IBK시스템 인력(100명)까지 합치면 1000여명의 인력이 있는 셈이다.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디지털그룹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IT기획부와 IT채널부가 우선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서버 운영 인력 100명 정도만 경기도 하남에 신설할 IT센터로 배치할 예정이다.
수지 IT센터 활용 방안은 아직 미정이다. 자회사를 입주시키는 방안이나 임대,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 파이낸스타워 공사가 예정대로 내년 초에 완료되면 IT그룹 이전도 차차 진행될 것”이라면서 “700~800명이나 되는 인원을 효율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은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IBK파이낸스타워에는 디지털그룹이 먼저 자리 잡았다. 'IBK 퍼스트 랩'도 같은 건물 지하에 들어온 상태다. IT 부서가 옮겨오면 디지털뿐만 아니라 핀테크까지 기업은행의 디지털 전략 삼각축이 모이게 된다.
IT 인력을 본점으로 배치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통상 금융권은 IT 인력을 본점과 떨어진 IT센터에 배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경기 김포, NH농협은행 경기 의왕, KEB하나은행은 인천 청라에 각각 전산센터를 두고 있다.
통상 금융권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플랫폼 개발 시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등은 디지털부에서 기획하고, 이에 필요한 전산 인프라는 IT부에서 개발한다. 속도감 있는 앱 개발을 위해 두 그룹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핀테크 스타트업의 새 기술까지 바로 테스트, 디지털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