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 경기전망이 또 엇갈렸다. 온라인은 긍정적 경기전망을, 오프라인은 백화점을 제외하고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등이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분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 지난 분기에 소폭 회복세를 보인 경기전망이 한 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RBSI는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통업체 경기전망이 14년 2분기 이후 L자형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최종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유통산업에서 한국 경제 구조적 하향세가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태별로는 무점포소매(105)와 백화점(103)만이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다. 오프라인 업태인 대형마트(81), 편의점(78), 슈퍼마켓(75)은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했다. 무점포소매는 105를 기록하며, 4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4분기에 계획된 온라인 대규모 할인행사에 온라인 업체 실적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큰 폭의 매출상승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최근 5년간 유례없는 경기전망지수 낙폭을 보였다. 대형마트의 4분기 경기 전망은 13포인트 하락한 81로 감소했다. 이는 2014년 3분기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가 112에서 97로 15포인트 하락한 이래 가장 큰 규모 감소폭이다. 추석특수가 끝난 4분기에는 대형마트 경기 반등 요인이 적고,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대규모점포 규제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백화점은 전분기보다 17포인트 오른 103을 기록,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긍정적 전망이 앞섰다. 업계는 패션용품인 롱패딩, 모피, 코트와 겨울용 침구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경기전망은 작년 4분기에도 기준치를 넘어, 겨울철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전분기 대비 9포인트 떨어진 78로 집계됐다. 4분기는 겨울철로 들어서면서 편의점이 비수기에 진입하는 시즌이다. 비수기 매출 부진 우려에 더해 연초부터 제기된 최저임금 부담은 편의점 경기 전망치 하락 대표 요인으로 꼽혔다.
슈퍼마켓 역시 9포인트 하락한 75로 조사됐다.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 온라인 유통과 최저가 경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결과다. 실제 올해 6월 음·식료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25%이상 증가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금년 4분기는 계절적 요소, 경쟁 격화 등의 영향으로 업태 간 업황 전망이 확연히 양분되는 특성을 보여줬다”면서 “전반적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 못하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업계의 자구 노력과 함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책적 재검토와 보완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4분기 수익전망(자료 : 대한상의)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