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가 한국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공식화했다.
경기도와 램리서치는 27일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 장비를 연구·개발하는 '한국테크놀로지센터(가칭)'를 경기도에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지 2019년 9월 19일자 1면, 22면 참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티모시 M. 아처 램리서치 CEO가 경기도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공동 서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양해각서에는 한국테크놀로지센터의 성공적인 설립을 위한 경기도와 램리서치 간 협력사항이 담겼다. 또 초기 투자규모는 5000만달러(약 600억원)로 명시됐다. R&D센터 후보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램리서치는 연매출 10조원이 넘는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SML과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장비사로 꼽힌다.
연간 R&D 투자비가 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램리서치의 이번 한국 R&D센터 설립은 반도체 장비 현지화와 일자리 창출 등 국내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반도체 장비 현지화가 촉진돼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300명 이상의 이공계 전문 인력 신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삼성전자(기흥·화성·평택)와 SK하이닉스(이천·용인)를 아울러 명실상부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장비와 소재의 대외 의존도를 탈피하고 국산화를 앞당기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 결정은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 입장에서 크게 환영할 일로, 한국테크놀로지로지센터뿐 아니라 향후 이른 시일 안에 제조시설도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아처 램리서치 CEO는 “MOU 체결은 전 세계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연구시설과 고객, 공급업체 간의 지리적 거리가 좁혀져 램의 학습 주기를 단축하고 고객에게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램리서치는 1991년 성남시 판교에 한국지사인 램러시치코리아를 세운 데 이어 2011년 오산시에 글로벌 장비 제조시설인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를 설립했다. 영업, 제조에 이어 R&D까지 핵심 기능들이 한국에 뭉치게 됐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