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트럼프 "싱가포르 합의 여전히 유효" 3차 북미회담 가능성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홉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 기대감을 표시했다. 두 정상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미 실무 협상에서 조기에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북·미 실무 협상이 빠르게 진척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서울 답방 가능성도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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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부터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각기전 악수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6시 35분 1시간 5분 동안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리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서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 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서도 의미를 축소하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뒀다. 문 대통령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어렵게 북·미 실무 협상이 재개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와 용기 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도 두 정상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 핵심 축으로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포함해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한·미 동맹을 지속·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 협력도 확대됐다. 한국가스공사와 에너지 기업 BP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매매 계약을 맺고, 현대자동차와 미국 앱티브가 미국에 자율주행차 관련 합작법인을 세웠다. LNG 계약의 경우 우리나라가 트럼프 정부 들어 처음으로 11조5000억원 규모의 LNG를 추가로 수입하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북핵에 대한 '새로운 방식'이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등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조만간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실무협상이 열리리라 기대한다”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열릴, 아주 세계사적 대전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미 간 실무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오는 11월 말 김 위원장의 남한 답방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의 김 위원장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부산에 오지 않겠는가”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다섯 번째로 방중,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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