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롯데쇼핑, 반도체 기업 A사 등 국내 대기업이 IBM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 IBM AI '왓슨'에 기반해 롯데쇼핑은 쇼핑어드바이저 '샬롯', KB손보는 콜센터를 구축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했다.
5일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호텔에서 열린 IBM '데이터와 AI 포럼' 행사에서 장화진 한국IBM 대표는 “IBM AI는 사람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똑똑한 보조 역할”이라며 “기업에서 이해도 높은 AI 프로젝트를 채택, 개방형 오픈플랫폼에서 데이터를 모아 분석·활용하면 사업 혁신을 이끌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IBM은 AI 기반 디지털 휴먼 '빈센트'를 국내 최초 공개했다. 빈센트는 실제 사람에 가깝게 구현된 AI로 가상현실에서 사람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
장대표는 성공적 AI 활용을 위해 IA(인포메이션 아키텍처)를 강조했다. IBM이 지향하는 AI를 위한 IA는 불필요한 데이터를 제거하고 어떤 클라우드에서든 모든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데이터와 AI 라이프 사이클 관리와 자동화를 지원하고 신뢰 가능한 산업별 특화 AI를 적용한다. AI를 기반으로 기업 목적별 맞춤형 분석·가공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지원한다.
KB손보는 IBM 왓슨 기반 콜센터를 구축했다. 손보사 콜센터는 계절별 수요 편차가 있다. 자동차보험 특성상 겨울철 긴급출동 요청 폭주로 대기가 길어지는 등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 콜센터를 통한 신규 보험계약 체결 시 완전판매를 위한 설명을 듣고 자필서명을 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수요도 있다. KB손보는 왓슨 '스피치 투 텍스트'를 구축했다. IBM은 전화 상담 시 자주 표현되는 용어나 업무 용어 등을 분석·정제한 뒤 보험사 고객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수립했다.
롯데쇼핑은 IBM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롯데쇼핑이 선보인 IBM 왓슨 기반 쇼핑어드바이저 '샬롯'이 대표사례다. 고객 수요와 매장 직원 응대를 학습해 롯데백화점 등에서 고객별 맞춤형 쇼핑을 지원한다.
롯데제과는 AI를 활용, 식품에 대한 소셜 트렌드와 제과시장 매출 데이터를 분석했다. 유통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 등을 분석해 신제품을 기획, 출시했다.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 요거트' '꼬깔콘 버팔로윙맛' 등 AI 기반으로 탄생한 신제품은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김혜영 롯데쇼핑 상무는 “많은 기업이 소셜 트렌드 분석 등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상품 전략을 수립하지만 AI 프로젝트는 현업 중심, 현업에서 쌓아올린 데이터를 활용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롯데제과 신제품은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실제 축적된 유통 데이터와 소셜 트렌드 분석으로 탄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A사 관계자는 “기업에서 AI 도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리더가 AI를 이해하고 적용 시 일하는 방식 등 현장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며 “파일럿으로 우선 가치를 보여준 뒤 현장에서 받아들이고 사람과 조직이 변화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