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헬스케어팀' 실무부서 신설...환자 빅데이터에 AI 기술 접목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네 배에 이르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다. 임상시험,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환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원격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출시가 목표다. 새 먹거리 확보와 함께 유럽에서 준비하고 있는 방문 간호 서비스와 결합, 자사 바이오시밀러 마케팅 수단으로의 활용이 예상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태스크포스(TF) 성격의 U-헬스케어팀을 신설했다. 지난 상반기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유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사업 방향을 수립할 실무 부서가 갖춰지면서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낸다.
10여명으로 구성된 U-헬스케어팀은 의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 개발을 큰 그림으로 잡았다. 현재 기획 단계지만 다양한 환자 정보를 AI로 분석, 원격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한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모델 발굴을 목표로 한다.
핵심인 데이터는 유럽 현지 기업과 협업해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여기에 셀트리온이 임상시험, 생산, 시판 후 약효 추적 등으로 축적한 방대한 의료 정보도 활용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의료 정보뿐만 아니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으로 건강 정보를 활용해 환자 중심의 의료 생태계를 구현하고, 다양한 산업 영역과 협업으로 가치 있는 서비스를 창출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서 회장은 2030년까지 총 40조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10조원을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 투자한다. △유럽 내 의료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 사업 △원격진료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의료기기 개발 등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에 실무 부서가 꾸려지면서 세부 사업 기획과 전략 수립, 실행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셀트리온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과 기존 사업 시너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6년 960억달러(약 116조원)에서 2020년 2060억달러(24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 21%의 고속 성장세다.
반면에 셀트리온이 주력하는 바이오시밀러는 세계 시장 규모가 현재 240억달러(29조원)에서 2025년 663억달러(80조원)로의 성장이 예측된다. 두 시장을 비교하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네 배 이상 크다.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 바이오신약까지 의약품 시장과의 시너지가 목표다. 셀트리온은 이르면 올해 안에 유럽에서 간호 파견 서비스를 출시한다. 간호사가 환자 집에 방문해서 건강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단순한 건강 관리보다는 연말에 유럽 허가가 유력한 '램시마SC' 등 자사 바이오시밀러 마케팅과 투약 환자 관리 등으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건강관리 플랫폼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와 기존 상품 판매 확대를 꾀하는 시너지 전략을 구사한다. 올해 간호 방문 서비스, 이르면 내년 말쯤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출시가 예상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기대를 거는 램시마SC는 집에서 환자가 스스로 주사하는 피하주사 형태로 개발된 데다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도 집에서 철저한 건강 관리가 필요한 질환을 겨냥한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온라인에서는 원격 건강 관리 서비스, 오프라인에서는 간호 파견 서비스를 각각 활용해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