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9개 대기업집단의 상반기 투자액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1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SK, LG 등 3개 그룹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투자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체 투자액이 대폭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59개 기업집단(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과 한국지엠, 중흥건설은 제외) 353개 계열사의 올 상반기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총 36조8645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8976억원보다 23.0%(11조330억원)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던 삼성과 SK, LG의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데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중 무형자산 취득액은 지난해보다 4829억원(13.0%) 늘어난 반면 설비 및 부동산 등에 투자된 유형자산 취득액은 11조5159억원(26.1%) 줄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5조5443억원에서 9조2893억원으로 6조2550억원(40.2%) 줄어 감소액에서 가장 많았다. SK와 LG도 각각 〃2조2260억원(-21.1%), -2조1076억원(-28.4%) 등 조 단위 감소를 기록했다. 이들 세 그룹의 감소액만 총 10조5886억원으로 올 상반기 투자 감소액의 9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S-Oil -7205억원(-65.9%), 현대중공업 -2597억원(-33.8%), 코오롱 -1242억원(-60.0%), 롯데 -1162억원(13.4%), 현대자동차 -1041억원(-3.1%) 등이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지난해 전체 투자를 이끌었던 3사가 올해는 투자 감소 톱3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5조9912억원(-42.3%), SK하이닉스가 -2조5473억원(-31.6%), LG디스플레이가 -1조9542억원(-55.6%) 등 3개 회사 감소액은 10조4927억원에 달했다.
반대로 올 상반기 투자를 가장 늘린 곳은 KT로 작년 상반기 1조1462억원에서 올해 1조5269억원으로 3807억원(33.2%) 증가했다. 이어 LG유플러스 3692억원(54.6%), LG화학 2990억원(20.8%), 한화토탈 1931억원(82.9%), SK텔레콤 1870억원(23.6%), CJ ENM 1842억원(1207.7%), 현대트랜시스 1103억원(271.3%), 삼성SDS 876억원(114.4%), GS건설 856억원(1897.6%), SK에너지 853억원(39.6%) 등이 증가액 톱10에 꼽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