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여, 34살)는 오랜 기간 모아온 적금을 타면서 독립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계약금으로 준비한 자금을 저축은행 예금에 잠시 넣어뒀다. 저축은행도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라 신뢰할 만하고, 하루만 맡겨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이익을 얻으려는 체리피커가 저축은행에 몰리고 있다. 체리피커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과거 혜택이 좋은 카드상품이나 고금리 적금에 몰렸다면, 최근에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에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시중은행 금리가 낮아지면서 단기간 예치하면서도 상당한 금리혜택을 받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이 기존 제1 금융권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고, 모바일로 실시간 입·출금도 가능해 인기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기준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예금상품 금리는 최대 2.6%에 달한다. 기본 금리만 1%대 중반이다. 시중은행 보통예금 금리가 0.1~0.2%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우선 SBI저축은행의 SBI사이다보통예금은 연 1.7% 금리를 제공한다. 조건을 충족하면 0.7%포인트(P)가 더해져 연 2.6%까지 금리가 올라간다. 여기에 최근 오픈한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는 자유입출금통장까지 더해지면서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이다보통예금 판매 계좌가 6만3000좌에 달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보통예금이 연 1.0%, 최대 1.5%다. OSB저축은행이나 애큐온저축은행도 모두 연 1.6%로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하루만 맡겨도 금리혜택을 제공하는 상품까지 나오면서 이런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OK대박통장, 페퍼저축은행은 페퍼루 저축예금, 유진저축은행은 유진 더드림 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은 웰컴 비대면 보통예금으로 각각 연 1.7% 이상 금리를 제공한다.
웰컴 비대면 보통예금의 경우 2018년 이후 1년 반만에 10만계좌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이런 상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용자가 몰리면서 저축은행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다는 이유다. 또 저축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향후 가맹고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반기고 있다. 다만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로 예치 기간이 짧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1금융 대상자를 비롯한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이 고객으로 이어지지 않고 체리피커로 남는다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