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2020년까지 6종의 풀라인업을 완성한다. 애초 공식 발표한 풀라인업 구축 계획을 1년 앞당기면서 지속 성장세인 유럽과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내년까지 기존 세단 3종에 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쿠페 1종을 포함해 6종에 달하는 풀라인업을 완성한다. 회사가 밝혔던 2021년 6종 풀라인업 구축 시점을 1년 앞당겼다. 현대차 성장 배경으로 꼽히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제품 전략을 가속, 침체된 유럽·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제네시스 라인업은 현재 'G70·G80·G90' 세단 3종이다. 연내 첫 SUV 'GV80'이 추가 출시되면 연말까지 제네시스 라인업은 4종으로 늘어난다. 내년에는 1분기 '3세대 G80' 발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차인 중형 SUV 'GV70' 스포츠 쿠페 'GT70'을 순차 출시해 6종의 풀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신차는 SUV와 쿠페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고가 차종에 집중돼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 현재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신차는 오는 11월 판매를 앞둔 GV80이다. 제네시스 최초 양산형 SUV GV80은 대형 차급으로, 웅장한 차체에 첨단 기술을 총집약했다. 특히 현존하는 자율주행 기술 가운데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2단계 'HDA II'를 현대차그룹 차량 가운데 처음 적용한다.
내년에는 GV80 아랫급인 GV70이 등장해 프리미엄 SUV 라인업을 보강한다. GV70은 기획 단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 등을 경쟁상대로 개발했다. 이미 프로토타입 차량을 제작해 주행 테스트에 나서며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시는 내년 2분기가 유력하다.
제네시스 G70 기반 쿠페 버전인 GT70도 내년 선보인다. 현대차는 2008년 '1세대 제네시스(BH)'와 함께 2도어 쿠페 모델인 '제네시스 쿠페(BK)'를 출시해 프리미엄 쿠페 시장 가능성을 타진했다. GT70이 출시되면 2016년 제네시스 쿠페 단종 이후 4년 만에 다시 쿠페가 부활하게 된다.
제네시스는 내년 완성될 6종 풀라인업을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시장에서 연말까지 350여개의 제네시스 판매망 구축을 추진한다. 유럽과 중국 진출도 본격화한다.
앞서 제네시스는 2015년 2세대 제네시스(DH)를 영국에 선보였으나, 판매 저조로 사실상 철수했다. 제네시스는 SUV 2종이 보강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다시 유럽 재공략을 선언한다. 이미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를 위한 우핸들 신차 개발에도 착수했다.
중국 판매도 가시화한다. 제네시스는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 제네시스 판매를 전담할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다른 주요 도시에도 판매망 구축을 검토 중이다. 다만 중국 내 경영 악화와 공장 구조조정이 가중되면서 현지 생산·판매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프리미엄 자동차는 10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뒀을 만큼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현대차가 새 먹거리로 제네시스를 중점 육성하려는 것도 이런 시장 트렌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