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HN 회장이 내년 초 대학에서 스타트업 강의를 한다.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터넷 벤처기업 1세대 경영자가 학생 창업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었다.
숭실대는 21일 내년도 1학기에 'NHN과 함께하는 스타트업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캡스톤 디자인은 학생이 산업 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기르기 위해 여러 경험을 하는 교육 과정이다.
이 회장은 90여개 NHN 자회사 가운데 일부를 선택해 기업 설립 배경, 목표, 현실적 어려움 등을 주제로 강의할 계획이다. 학기 초반과 후반부에 이 회장이 직접 강의를 맡는다.
학생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부진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학생은 한 학기 동안 기업 실무자와 미팅, 고객조사, 시장조사 등을 한다. 강의에서는 고객 조사 방법, 시장 검증 방법을 구체화해서 배운다. 이 회장은 학기 말 학생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한다.
스타트업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학생 전공과 상관없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교양 강의다. 정원은 30명이다.
인터넷 벤처기업 1세대 현직 경영자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회장이 대학 강좌에 참여하는 것은 숭실대와의 인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997~2008년 숭실대 정보기술(IT)대학 컴퓨터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숭실대 석좌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숭실대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형 창업콘서트에서 “예전 숭실대에서 강의할 때 묵묵히, 열심히, 성실히 자기 일을 하는 숭실대 학생들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숭실대 창업지원단은 이 회장의 강의가 학생과 기업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학생들은 실제 기업 고객, 실무자를 만나면서 사업 계획과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 기업은 시간과 비용 때문에 자주 하기 어려운 고객 조사를 할 수 있다.
최자영 숭실대 창업지원단장은 “스타트업을 하고 싶은 학생이 미리 기업 현장을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기업은 학생들을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 평가 반응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