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상위 15개 업체 가운데 실적이 개선된 곳은 3개사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이상 급락했다. 국내 장비 업체들이 냉혹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부진도 여전하지만 지난해 그나마 선전한 업종에까지 부진이 확산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초호황 사이클이 꺾이면서 실적 우려는 어느 정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중 무역 분쟁 여파에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회복 전망이 엇나가면서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요를 떠받치고 있던 중국 업체들까지 움츠러들면서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 2분기부터 중국발 투자가 나왔지만 부진한 성적표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 매출 비중이 커진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은 회사들의 실적 하락 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기회가 점차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모두 중국에서 부진으로부터 탈출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비 업체들이 전방산업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 수요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체질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장비 부분품 국산화를 비롯해 신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기울여야 한다. 카메라 모듈 자회사의 선전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탑엔지니어링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장비 산업 고도화를 위한 정책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영향으로 그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대외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사업 재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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