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침체 우려가 증폭하면서 미국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이번에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경고음'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표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일(현지시간) 800.49포인트 빠졌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 최대 낙폭이다.
채권시장발(發) '침체 경고음'에 투자심리는 바짝 얼어붙었다. 중국과 독일의 경기둔화 우려가 미국 채권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침체 공포를 한층 키운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對中) 관세압박' 수위를 한 단계 낮추면서 조성된 훈풍은 하루 만에 사그라들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초대형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800.49포인트(3.05%) 급락한 25,479.42에 거래를 마쳤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다우지수의 낙폭은 올해 들어 최대폭이자, 역대 네번째로 큰 수치"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성장엔진' 격인 중국과 독일의 지표가 나란히 부진하게 나오면서 뉴욕증시 폭락의 '진앙' 역할을 했다.
독일 경제는 지난 2분기 0.1% '마이너스' 성장했고, 미·중 무역전쟁에 짓눌린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 증가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뉴욕 채권시장이 개장하자마자 휘청거렸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1.623%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미국채 금리(1.634%)를 밑돌았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0.01%포인트 역전된 것이다.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제시하는 수익률(금리)이 높은 게 통상적이다. 이런 원칙에 역행하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초장기물인 30년물 채권가격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2.01% 선까지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경기 비관론 속에 장기물에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채권값이 치솟았다는 뜻이다.
'벤치마크'인 10년물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금리 격차는 가장 주목하는 지표다. 올해 초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이날 시장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2년-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당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나서 1년여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바 있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년-10년물 금리 역전은 지난 1978년 이후로 모두 5차례 발생했고, 모두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