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HD 영화 124편 1초에 처리"…SK하이닉스, 'HBM2E' D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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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 속도를 지원하는 'HBM2E' D램 개발에 성공했다.

HBM은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를 뜻한다. HBM2E는 HBM D램의 차세대 제품이다. 이전 규격인 HBM2보다 속도가 50%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HBM2E 중에서도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핀당 3.6기가비트(Gbit/s) 속도를 지원한다. 총 1024개 정보출입구(I/O)를 통한 전체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460기가바이트(GByte)다. 이는 풀HD 영화(3.7GB) 124편 분량을 단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DDR5 메모리보다 11배 빠른 속도다.

메모리 용량은 16GB다. 16Gb 칩 8개를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로 수직 연결해 단일 메모리로 만들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 기술이다. TSV를 활용하면 기존 패키징 방식보다 크기는 30% 이상, 전력 소모는 50% 이상 줄일 수 있다. 데이터처리 성능은 올리면서 크기와 전력소모를 낮추기 위해 TSV 공정을 접목한 것이다.

HBM은 짧은 시간에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그래픽카드(GPU) 등 고성능 그래픽 처리 분야에 활용됐다. 향후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머신러닝,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시대 대용량 그래픽 데이터 처리가 필수인 만큼 HBM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시장 확대를 대비해 2020년 HBM2E 메모리를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전준현 HBM사업전략 담당은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D램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HBM2E 시장이 열리는 2020년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BM은 기존 메모리와는 탑재 방식도 다르다. 메모리 칩을 모듈 형태로 만들어 메인보드에 연결하는 통상적 방식이 아닌 칩 자체를 GPU와 같은 로직 칩 등에 수십 마이크로미터(um) 간격으로 장착한다. 칩 간 거리를 단축시켜 더욱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 외에 삼성전자가 HBM을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HBM2E D램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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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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