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다음달 인도네시아에 퓨처스랩을 설립한다. 정부에서도 신한금융의 인도네시아 퓨처스랩 개소식에 맞춰 한국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등이 대거 참여하는 데모데이를 열 계획이다. 핀테크를 필두로 한 금융권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다음달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코하이브101에서 퓨처스랩 개소식을 개최한다. 코하이브101은 인도네시아에만 21개 센터를 보유한 동남아 최대 공유 오피스다.
신한금융은 2015년 5월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을 출범했다. 2016년 설립된 신한 퓨처스랩 베트남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진출이다. 신한 퓨처스랩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현지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협력을 통해 국내 금융회사의 진출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내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도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신한 퓨처스랩 인도네시아 설립에 맞춰 대대적인 핀테크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핀테크지원센터, 한국성장금융 등은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3박 5일에 걸쳐 '핀테크 데모데이 인 자카르타' 행사를 개최한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인도네시아 금융협력 포럼도 개최해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와 한국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 현황 등을 소개하는 등 양국 간 금융 협력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 4월에도 국내 스타트업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 최대 창업지원기관인 사이공이노베이션허브(SIHUB)와 공동으로 창업투자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신한 퓨처스랩을 시작으로 현지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국내 금융기관의 동남아 공략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무렵부터 알리바바 등 중국 핀테크 기업의 동남아 진출이 가속화하는 것처럼 국내 금융권에서도 동남아 전자상거래 및 온라인 결제시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핀테크 산업에 대한 인도네시아 국가 차원의 관심도 크다. 인도네시아 인구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 인구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1만8000여개에 이르는 군도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한계 역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핀테크는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에는 120개에 이르는 핀테크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불결제와 대출 분야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스태티스타는 인도네시아 핀테크 거래규모가 2022년이면 4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데모데이를 계기로 국내 핀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서 신남방 정책에 맞춰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적극 진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오픈뱅킹, 인슈어테크, 금융투자산업과 핀테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금융혁신 관련한 사안에서 지속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