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현물 제품 출시가 부쩍 늘고 있다. 게임사가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유통, 금융 등 이업종과 협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과 금융업계 역시 젊은 층 공략에 게임을 활용한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 속 캐릭터와 아이템이 실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이 전담 조직을 구성해 키덜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펄어비스 마케팅팀, 넥슨 라이브마케팅실, 넷마블 IP사업실, 엔씨 스푼즈실이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 신규 클래스 '란'을 출시하면서 네네치킨과 손잡고 '너에게 란' 세트를 선보였다. 네네치킨 스노윙 시리즈와 네네볶이, 콜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세트 주문시 5만원 상당 스페셜 쿠폰을 증정하며 1인당 2회까지 사용 가능하다. 란 출시 이후 복귀 이용자가 220% 증가하고 신규 이용자가 164% 증가했다. 펄어비스는 이전에도 해태제과와 제휴해 '껌은사막'이라는 은단 껌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강력한 캐릭터 풀을 가진 넥슨은 CGV 및 메가박스와 협업해 대박을 터트렸다. 메이플스토리 캐릭터가 그려진 '메이플스토리 콤보'는 3일 만에 1만여개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넥슨은 롯데푸드 돼지바,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등과 캐릭터 협업을 진행했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방탄소년단(BTS) 상품을 유통한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판매공간을 마련하고 매니저 게임 BTS월드 OST 앨범 한정판 패키지를 판매한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해 지분 25.71%를 가지고 있다. 음원 등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 확장을 꾀한다. 편의점 CU와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 아이템을 증정하는 제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회성 이벤트에서 벗어나 캐릭터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피겨 등 상품 시장까지 노리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엔씨소프트는 스푼즈와 투턱곰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어 아이돌그룹 '뉴이스트' '몬스타엑스'를 활용한 사업에 나섰다. 문구류를 비롯해 인형 등 상품을 판매한다. 아이돌 콘서트와 연계된 협업도 펼친다. 넷마블은 자사 캐릭터 상품을 피겨로 만들어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해 한정 수량을 둔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게임사 움직임은 키덜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확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키덜트 시장은 2014년 5000억원으로 집계된 이후 연평균 20%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업계가 산업 경계를 확장하면서 기존 현물경제와 윈윈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협업 사례는 늘어갈 전망이다.
심현준 펄어비스 마케팅 팀장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면서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