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반도체 등 미래 산업 핵심으로 주목 받는 소프트웨어(SW) 국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용 SW를 중심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1일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SW·ICT총연합회 등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산SW 살리기 혁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SW가 미래 핵심 산업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국산SW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가 반도체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변화되는 무역 상황에서 미국 등 외산 SW에 종속될 경우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SW는 기존 정보통신기술(ICT)업계뿐 아니라 산업 전방위로 영향력이 확대됐다.
노웅래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SW기업은 464곳에 달한다. 자체 패키지SW를 가진 순수 SW기업만 추산하면 그 숫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패키지SW 기업이 주요 회원사인 한국상용SW협회 회원사가 200곳 정도다. 전체 SW기업 가운데 절반이 안 된다.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운용체계(OS), 전사자원관리(ERP) 등 기업용 SW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산SW 경쟁력 강화는 물론 기술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합당한 유지보수 비용을 보장해 SW 품질을 높이고 향상된 SW를 사용할 수 있는 기반 조성도 필요하다.
한상욱 티맥스클라우드 대표는 “외산 SW기업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확보하고 상용 패키지 SW와 해외진출을 집중 지원해 국산SW를 적극 육성해야한다”면서 “외국계 기업에 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미래 SW기술 주도권을 내주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획재정부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국산 기술과 제품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건의했다. ODA로 제공하는 PC 하드웨어는 국산이지만 SW는 외산을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오피스가 아닌 구름OS·하모니카OS·티맥스OS와 한글과컴퓨터·폴라리스 오피스 등 국산SW를 기반으로 지원해야 국산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한 대표는 강조했다. 해외에도 자연스럽게 국산SW가 전파될 수 있는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의미다.
시장을 찾지 못해 사장되는 신규 아이템과 완벽하지 못한 기술 실증 테스트로 인해 사라지는 기업과 사장되는 기술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해석 인프라웨어 대표는 “국내 SW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털 SW 플랫폼을 육성하고 마켓 플랫폼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외국가에서 SW기업을 지원하듯 성장 잠재력을 지닌 개별 SW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연속성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수 더존비즈온 부사장은 “국산과 외산 SW 자본금 격차가 크지만 정부 지원과 SW기업 R&D가 만나 상용SW 중심 국산 SW가 발전하면 정보기술(IT)도 한류를 만들 수 있다”며 “중견·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인력과 기술력 공유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W진흥법 전부개정안 통과 시급성도 제기됐다. 노웅래 위원장은 “SW산업 발전을 위한 SW진흥법 전부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가 역할을 못해서 현재 계류 중”이라며 “업계가 나서 한국이 SW 강국이 될 수 있는 주요 역할을 맡고 국회는 SW진흥법 개정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W는 4차 산업혁명 뿌리가 되는 기반이고 국가 차원에서 진흥은 당연한 것”이라며 “국산SW 살리기 핵심인 SW진흥법 개정안 통과가 이뤄지도록 산업계와 연구계, 학계에서 정치권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