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인미디어]과학기술을 입고 진화하는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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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포스터

스파이더맨 주인공 피터 파커는 어떻게 거미 능력을 얻게 됐을까.

2002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1편에서 피터 파커는 방사능에 감염된 거미에 물린 이후 초능력을 얻게 된다. 엄청난 근력과 더불어 손에서는 거미줄이 발사된다.

2012년 리부트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오스코프 연구소에 견학 간 피터 파커가 유전자 조작 거미에 물리며 초능력을 얻는다. 우연이었지만, 유전자 조작 거미가 인간 연구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첨단 유전공학 산물로 볼 수 있다.

2017년부터 어벤저스 시리즈에 편입된 '스파이더맨:홈커밍·파프롬홈' 이후 스파이더맨은 초능력에 더해 첨단 기술을 접목해 진화한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만들어 준 스파이더맨 수트는 비행용 거미줄 날개와 초소형 드론 등 각종 첨단 아이템이 탑재된 전투무기가 된다.

스파이더맨은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시대별로 주목받은 새로운 기술을 입혀 능력이 배가됐다.

스파이더맨처럼 실제 거미 능력을 응용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지속된다. 거미가 지닌 유전자나 성분을 비롯해, 거미는 존재 자체로 기술 진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거미줄을 첨단 소재로 만들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국내 연구진은 거미줄을 2800℃ 이상 가열하면 탄소섬유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 연구팀은 거미줄이 습도의 변화에 매우 강력하게 반응하고, 비틀림 성질 등이 우수하다는 점을 응용해 로봇 근육, 인공근육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를 했다. 거미줄 생성 원리는 나노소재 생산에도 응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미가 거미집을 짓는 원리는 수학과 건축 디자인에도 응용된다. 거미가 방사형으로 거미집을 짓는 이유는 한정된 거미줄로 최대한 넓은 공간에 집을 짓기 위해서다. 이 같은 원리를 응용해 설계를 효율화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활용하는 사례가 활발하다.

호주 연구진은 거미 독에 포함된 항암 물질을 발견, 흑색종 등 암세포를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실험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거미가 거미줄을 타고 하늘을 나는 원리, 거미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붙어 있는 원리를 응용해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스파이더맨의 진화처럼, 거미가 가져다 줄 과학기술 진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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