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 인프라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와 입원 일수도 가장 길었다. 반면 의사 수는 OECD국가 중 가장 적은 편에 속했다.
보건복지부는 'OECD 보건통계 2019' 중 우리나라 수준과 현황을 분석해 21일 발표했다.
OECD 보건통계는 건강 수준, 건강 위험요인, 보건의료자원, 보건의료이용 등 보건의료 전반 통계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2017년을 기준 시점으로 한다.
우리나라 의료 인프라는 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자기공명영상(MRI)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29.1대, 컴퓨터단층촬영기(CT 스캐너)는 38.2대로 집계됐다. OECD 평균인 MRI 17.4대, CT 스캐너 27.8대를 넘었다.
우리나라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3개로, 일본(13.1개)에 두 번째로 많았고, OECD 평균(4.7개)에 3배 가까이 됐다.
의료 서비스 이용률도 OECD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의료 인프라, 건강보험 제도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6.6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회원국 평균(7.1회)보다 2.3배 높다. 입원 환자 1인당 재원일수 역시 18.5일로, 일본(28.2일) 다음으로 길었다. 국민이 1년간 보건의료 부문에 지출하는 경상의료비는 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7.6%로, OECD 평균(8.8%)에 비해 낮았다.
의료인은 OECD 평균보다 적었다.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적었다. 간호 인력은 인구 1000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9명)보다 2.1명 적었다.
우리나라 국민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회원국 평균 80.7년보다 높아 상위국에 속했다. 가장 긴 국가는 84.2년인 일본이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 하는 비율은 29.5%를 차지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캐나다(88.5%), 뉴질랜드(88.2%), 미국(87.9%) 등 오세아니아와 북미 국가 국민은 대체로 본인이 건강하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암에 의해서 인구 10만명당 165.2명이, 순환기계 질환에 의해서는 147.4명, 호흡기계 질환에 의해서 75.9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4.6명으로, OECD 국가 중 리투아니아 다음으로 높았다.
2017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 비율은 17.5%로, OECD 평균(16.3%)보다 조금 높았다. 남자 흡연율(31.6%)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인구 1명당 주류 소비량은 연간 8.7ℓ로 OECD평균(8.9ℓ) 수준이었다.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판명된 15세 이상 국민은 33.7%로, 일본(25.9%)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