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나 영상 색채가 관객에게 미치는 심리적 효과를 분류하고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개발 연구가 진행돼 주목받는다. 심리학과 AI 기술을 결합한 융합 연구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한영수 박사는 21일 “매스웍스 소프트웨어(SW) '매트랩'을 사용해 영화에서 사용되는 색채심리학을 분류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했다”면서 “인문학적 심리학과 공학적 기술을 더해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서강대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소속 학생들과 함께 '색채심리학 컴퓨터 비전 및 AI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공계 중심 이미지 AI 개발 프로젝트는 이미지 인식을 목표로 한다. 이미지 객체가 무엇이지 맞추는 것에 집중한다면 한 박사와 연구팀은 인문학 관점을 더했다. 단순 이미지뿐 아니라 이미지 색채에 주목했다. 사람, 동물, 배경 등 이미지가 어떤 색을 지녔느냐에 따라 이를 인식하는 사람들 반응이 다를 것이라 추측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사용한 이론과 기술이 괴테 '색채론'과 매스웍스 프로그래밍 도구 '매트랩'이다. 괴테는 색채를 심리학 관점에서 연구했다. 노란색은 안락함, 파란색은 우울함, 초록색은 만족감 등 색깔별로 심리를 정의했다.
연구팀은 괴테 색채론에 기반해 영화 속 이미지 색을 분석했다. 영화 속 이미지 혹은 영상별로 주요 사용된 색을 입력했다. 파이선이나 텐서플로 대신 매트랩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매트랩은 이미지 처리 툴박스, 분석·머신러닝 툴박스, 딥러닝 툴박스 등 다양한 분석 도구를 제공한다.
영화 라라랜드로 실제 프로그램을 가동해 본 결과 등장 캐릭터별 색체심리 분석이 가능했다. 장면별로 등장하는 인물 색체심리를 파악했다. 특정 장면에서 여주인공 미아는 '로맨틱' 비율이 높았고, 남자주인공 세바스찬은 '무기력' 비율이 높았다.
색채심리학과 AI를 결합한 연구는 국내외 학회에서 주목받았다. 단순 영화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관객, 시청자 심리적 환경을 파악하고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한 박사는 “기존에는 영화나 영상에서 장면별로 관객이 어떤 심리를 느끼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면서 “넷플릭스 등 인터넷 동영상 시대에는 데이터를 취합, 분석하기가 쉽고 성별, 연령대별로 예측 모델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지겐대학 등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한 후 현재 한국외대 독일어 통번역학과 강사로 활동 중이다. 인문학을 배웠지만 C언어, 파이선, 매트랩, R 등 다양한 컴퓨터 언어를 공부, 융합 SW 과정 교과목을 개발했다.
한 박사는 “융합교육은 다양한 학문 결합이 중요하다”면서 “인문학뿐 아니라 스포츠 전공자도 매트랩처럼 주요 프로그램을 배워 얼마든지 융합 서비스, 기술 등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