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간 장마는 언제쯤 끝날까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 과장이 '일본 수출 규제' 제한 조치를 협의하러 일본에 도착하자 현지 방송사 기자가 한 질문. 일본 언론에서도 양국 관계를 '장마'라고 표현할 만큼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는 것. 산업부는 서울 청사 인근에 임시상황반을 만들고 대응 방안 마련에 총력을 쏟아붓는 상황. 일본 경제산업성 과장과 협의하고 온 산업부 과장은 이달 중 휴가를 내고 시골에 계신 80대 노모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기존 계획을 전부 취소할 수밖에 없어. 이 장마는 언제 끝날까 한숨을 쉬면서도 “나라부터 구해야 하지 않겠냐”고.
○…공무원도 사실상 괴롭힘 금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난 주 세종청사에서도 공무원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아. 원칙적으로 따지자면 공무원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준수할 의무는 없다는데. 그렇다면 공무원은 직장에서 괴롭힘 당해도 되냐 라는 질문에 한 공무원은 “민간에서 지키는 조항을 공무원이 무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똑같이 시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자기주장이 강한 젊은 공무원이 “과장님, 이거 직장 내 괴롭힘 입니다”라고 농담처럼 얘기하는 사례가 분명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무엇보다 법 적용을 받는 산하기관 직원을 대할 때 예전처럼 편하게 했다가는 큰 일 날 수 있을 거라며 '조심조심'.
○…여름휴가? 글쎄요…
여름휴가가 몰리는 '7말8초'가 다가오지만 세종 관가에서 들뜬 모습은 찾기 어려워.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정신이 없는데다, 7~8월 발표가 예정된 정책도 많기 때문. 특히 추경과 2020년 본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 예산실 직원은 최근들어 더 분주해진 모습. 일각에선 개각·인사 등도 '맘편한 휴가'를 막는 요인이라는 목소리도. 한 공무원은 “당장 휴가를 내기 어렵고 막상 내가 쉬더라도 아이들과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다”면서 “천천히 하루 이틀씩 쪼개 휴가를 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쓴웃음.
<세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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