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엉망으로 방치됐던 학내망 개선 방안을 신기술에서 찾았다. 누더기처럼 얽힌 케이블을 정리하고 소프트웨어로 중앙 제어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을 누가 부담할지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10일 교육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학내망 실무 담당자들이 지난 8일 학내망 개선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로 네트워크 품질을 관리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주목했다.
국내 전국 초·중등학교 70~80%의 학내망 속도가 100Mbps에 불과하다. 디지털교과서나 멀티미디어, 실감형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해결 방안을 찾아 나섰다. 특히 영상 기반 교육이 효과적인 직업계고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내망이 이 지경이 된 것은 2009년 IPTV사업과 함께 정부가 전국 학내망을 업그레이드한 이후 각 시·도가 학내망을 방치하다시피해서다. 장비·케이블 관리가 엉망인 탓에 망분리조차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곳도 태반이다. 학교별 네트워크 전문 관리자없이 10~20년째 방치된데다 필요에 따라 장비를 추가하기만 하는 등 총체적 관리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교육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는 중이다. 상반기 8개 권역 22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내망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SDN 기반으로 학교 관리자 없이도 중앙에서 네트워크 상태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어 학교에 맞는 모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기존에는 학교 담장까지만 교육청이 관리하는 NMS 모델로, 학내망까지는 관리하지 못했다. 각 학교에서 해당 학교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형태였으나 학교에 전산이나 네트워크 전문가가 없어 장애가 일어도 대응하기 힘들었다.
교육청이나 중앙 관제센터를 설치하고 학교에는 SDN 기반 스위치만 설치해도 중앙에서 학내망까지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단위 학교에는 케이블 공사를 하고 SDN 장비를 새로 구축하면 되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초기 구축 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관리 비용이 저렴하고 학교별 관리 인력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전국 초중고 망을 개선하는데 통합 사업으로 발주할 경우 80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체적으로 또는 연구학교 등의 사업을 통해 학내망을 업그레이드한 학교를 제외하면 학교당 8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풀었으나 가장 큰 문제가 남았다.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초중고 네트워크는 시도교육청 관할로 교육청 사업이다. 하지만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과 가이드라인 역시 필요하다. 시도교육청별로 정보통신공사사업으로 단위 발주를 할 경우에는 두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문제다. 분리발주를 할 지 통합발주를 하게 될 지에 따라 예산이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시범사업 관련 투입 예산 규모를 포함해 최종보고서는 7월 말쯤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다 네트워크 관리에 신기술을 투입하는 사업이니 교육부와 과기정통부가 함께 나서서 지원하고 교육청이 추진하는 모델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모델”이라면서 “학교별로 필요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집행하는 것도 답”이라고 지적했다.
<표> NMS(기존)와 SDN(대안) 비교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