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그래핀 응용 산업 활성화 계기를 마련했다.
참트론은 롤투롤(R2R) 방식 화학기상증착법(CVD)을 이용해 분당 1m 이상 속도로 고품질 그래핀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배열된 물질로 강철보다 200배 이상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며 구리 대비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이 빠르다. 투명하면서도 휘어져도 물리적 특성을 잃지 않아 초고속 반도체, 고효율 태양전지, 전자종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최적 후보 물질로 꼽힌다.
그래핀 생산 방법 중 CVD 방식으로 만든 그래핀이 전기전도성과 품질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CVD 방식은 1000℃ 이상에서 구리박 표면에 메탄가스를 반응시켜 그래핀을 합성한다. 고품질 그래핀을 합성하려면 구리박 표면이 녹을 정도인 1020℃ 고온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온에서 롤투롤 공정으로 그래핀을 연속 합성하면서 구리박을 고속으로 롤링하려면 고난도 장비기술이 필요하다. 공정 속도, 온도, 공정 가스 압력 등이 민감하게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공정 기술 난이도도 높다. 국내외 기업이 고품질 그래핀 양산을 위한 롤투롤 CVD 장비와 공정 기술 개발을 시도했지만 양산성을 갖는 장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참트론은 5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최근 고속 롤투롤 CVD 장비를 제작해 분당 1m 생산성을 갖는 고품질 그래핀 양산 공정 기술을 확보했다. 또 11㎛ 두께 얇은 동박으로 그래핀 고속 생산에 성공해 기존 25㎛ 두께 동박을 사용할 때 대비 재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동박에 합성된 그래핀을 분리해 PET와 같은 필름으로 전사하는 과정에서 동박 에칭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에칭액 사용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등 공정도 추가로 개선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참트론은 고품질 그래핀을 최대폭 300㎜로 시간당 18㎡ 속도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연간 4만㎡ 이상 그래핀 필름을 양산할 수 있다. 단일 원자층으로 면저항이 스퀘어당 200Ω 이하로 품질도 우수하다.
참트론은 기존 롤투롤 CVD를 이용해 분당 100㎜ 수준으로 고품질 그래핀을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투명필름 면발열체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었지만 생산량 한계로 시장 수요에 부응하지 못했었다. 이번 ;대량 생산 기술의 확보로 투명필름 면발열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참트론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이 장악한 투명 전도성 필름 시장에서 그래핀 필름이 새로운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면서 “고품질 그래핀 필름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보급할 수 있게 돼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그래핀 응용 시장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