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전 직원 등 10여명이 1400억원대 규모 국세청 정보화 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끼워 넣어주는 대가로 거액 뒷돈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삼성SDS 전직 부장 A·B씨 등 전산업체 임직원 6명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3∼2014년 국세청이 발주한 사업에 참여해 전산장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거래단계에 끼워주는 대가 등으로 14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속한 업체는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등 전산시스템 통합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삼성SDS 등 시스템통합(SI) 업체 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사업 기회를 달라고 청탁했다. 전 삼성SDS 부장은 금품 13억4000만원을 받은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컨소시엄은 아무런 역할이 없는 중간 업체를 고가 전산장비 공급 단계에 끼워 넣었다. 또 '설계보완 용역' 명목 등 실체가 없는 거래를 꾸며내는 방식으로 납품단가를 부풀렸다. 입찰 전부터 거래단계 중 돈을 빼돌릴 업체와 금액 등을 반영해 사업 원가를 산정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부품이나 장비를 적정 가격보다 싸게 넘겨주는 대가로 거래 상대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납품업체 관계자 4명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국세청 공무원 뚜렷한 연루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검찰은 국가 조달사업 제도 개선과 관련 업체 입찰 제한 등을 위해 감사원과 조달청 등 유관기관에 수사 결과를 통보했다.
검찰은 “납품업체 부당이득, 사건 관련자들이 수수한 금품은 국민 세금과 국고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국고손실 사범 엄단을 통해 공정한 입찰과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