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한국을 공식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수행원단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환영만찬을 주재했다. 당초 만찬은 오후 7시40분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20분가량 늦게 한국에 도착하면서 만찬도 순연됐다.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녹지원을 산책한 뒤 간단한 칵테일 리셉션을 가졌다. 칵테일 리셉션에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트럼프 대통령 및 양측 수행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 참석한 박세리 골프감독과 긴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8년 박세리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경기를 TV로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가 길어지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만찬을 위해 상춘재로 이동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칵테일 리셉션에는 K-POP(케이팝) 그룹 엑소도 참석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에게 사인 앨범을 증정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엑소의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25분간 이어진 산책과 리셉션 이후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영만찬을 위해 상춘재로 들어갔다.
환영만찬에는 미국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우리측에서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조윤제 주미대사,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환영만찬 전 메뉴는 유기그릇을 사용하고 전국 각지의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한 요리를 마련했다. 메뉴는 △해물겨자채 △복주머니쌈 △녹두지지미 △잡채 △민어전 △수란채 △타락잣죽 △백련초 동치미 등으로 구성됐다. 메인 메뉴는 울릉도 명이장아찌와 불고기 소스를 곁들인 미국산 등심스테이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메인메뉴는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로 준비해 양국 간 협력과 조화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측 수행원단의 입맛을 고려해 미니 햄버거도 마련됐다. 후식으로는 △과일빙수 △메밀차로 준비했다. 유대교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진 이방카 보좌관 내외를 위한 별도의 유대교 식단 코셔(kosher)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을 마치고 나면 숙소로 이동해 방한 첫날 일정을 마친다. 30일에는 문 대통령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 등을 놓고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을 연이어 갖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을 가진 뒤 오후 1시부터 15분간 청와대 본관 중앙계단 앞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양측 수행원 각 10명 및 기자단 각 20명이 참석하며, 백악관과 청와대 대변인이 공동으로 사회를 본다.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문 대통령이 먼저 5분간 모두발언을 하고,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5분간 모두발언을 한 뒤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회견 모두발언은 동시통역, 질의응답은 순차통역 형식으로 진행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