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미국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여전히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또 “정치적 해결”과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지난 1년간 지역 내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관련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어내지는 못했다”며 “이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년전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유해송환 약속 등을 본인은 지키려 했지만 미국은 이에 적합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관련국과 노력해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가 성과가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이룩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비핵화를 촉진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정세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향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서 북한의 안보 우려
를 덜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또 두 정상은 회담에서 지역 평화와 발전을 위해 북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보도를 통해 두 정상이 “전통적인 조중친선 협조 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계속 활력 있게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 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며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된다는 데 대하여 강조하시면서 조중 외교관계 설정 70돌을 더더욱 의의깊게 맞이하기 위한 훌륭한 계획을 제의하시고 의견을 나누시었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은 또한 조중 두 당과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호상(상호) 이해와 신뢰를 두터이 하며 고위급 래왕(왕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나가기 위하여 공동으로 적극 노력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회담에는 북측에서 최룡해 상임위원장, 김재룡 총리,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중산 상무부장,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이 참석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