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국산 전사 장비가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 상용 장비보다 속도가 약 3배 빨라져 마이크로 LED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한 데 이어 핵심 장비 분야도 국산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장비기업 큐엠씨(대표 유병소)는 전사 속도를 기존보다 3배 빠르게 구현한 고속 마이크로 LED 전사 장비 'MDT 시리즈'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회사는 국내 및 해외 마이크로 LED 관련 기업과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미세한 수만개의 LED 칩을 빠르게 기판으로 이동시키는 전사 기술, 불량 화소를 빠르고 정확하게 걸러내고 수리하는 기술, 에피웨이퍼를 얇게 만드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특히 전사 장비는 마이크로 LED의 생산 효율성 문제와 직결된다. 4K 해상도 기준으로 마이크로 LED 칩이 약 2500만개 필요하다.
현재 상용화된 전사 장비는 시간당 2만개 칩을 전사한다. 4K 마이크로 LED 패널 1장을 만들 때 칩 전사에만 125시간, 약 닷새가 걸리는 셈이다.
큐엠씨는 시간당 약 6만개의 칩을 전사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했다. 칩을 들어서 이동시키는 픽업 앤드 플레이스 방식 가운데 픽업 과정을 없애고, 원하는 위치로 칩을 이동·정렬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수년 동안 자체 개발한 반응압력구동(RPA)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마치 재봉틀로 실을 박듯 빠른 속도로 칩을 원하는 위치에 빠르게 정렬시키는 방식이다. 동작을 효율화, 생산 속도는 기존보다 3배 빠르고 위치 정밀도는 높였다. 적합하고 일정한 압력과 위치 정밀도로 칩을 옮겨 부착한다.
유병소 큐엠씨 대표는 “전사 속도는 시간당 6만5000개, 위치 정밀도는 통상 25㎛ 수준이었지만 1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면서 “기존의 상용화된 전사 장비는 100㎛ 이하 크기 칩은 처리하기 어려웠지만 이 제품은 마이크로 LED에 걸맞은 크기의 칩도 성능을 유지하면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큐엠씨는 마이크로 LED 공정에 필요한 레이저리프트오프(LLO), 본딩, 마운트, 리페어 관련 장비도 개발했거나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대표는 “수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해 양산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과 장비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면서 “자체 기술로 장비까지 구현한 사례가 전무한 만큼 마이크로 LED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