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부근에 불법드론이 포착됐다.”
요란한 경고음과 동시에 관제 상황실 모니터 화면에 불법드론으로 의심되는 물체 위치가 표시됐다. 5G 카메라를 장착한 가드드론이 현장을 비추고 군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재밍건으로 불법드론을 제압했다.
12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과 신라대에서 진행된 불법드론 공동대응 시연은 불법드론 위험성과 대응체계 필요성을 깨닫게 했다.
SK텔레콤이 신라대, 육군 53사단, 드론 솔루션 기업 한빛드론과 테러·비행기 충돌 위협이 있는 드론을 감시·추적하는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를 시범 구축했다.
SK텔레콤 등은 불법 드론 탐지에서 식별, 추적, 무력화까지 전 단계에 걸쳐 실시간 공동 대응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만들었다. 단계별로 5G, 안티 드론 솔루션, 드론 자율 비행 등 첨단 기술과 장비를 적용했다. 관제 상황실과 솔루션은 부산 신라대에 설치했다.
최낙훈 SK텔레콤 5GX 그룹장은 “드론 시장이 커지면서 드론으로 인한 위협도 커지고 있다”면서 “불법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종합 안전방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드론 대응은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위해 요소 제거 등으로 이뤄진다.
20m 높이 신라대 철탑에 설치된 '안티 드론 솔루션'이 불법 드론을 탐지한다. 드론 조종에 사용되는 2.4㎓, 5.8㎓ 대역 주파수를 감지, 20m 오차 이내에서 90% 이상 정확하게 드론 위치를 탐지한다. 탐지 반경은 18㎞에 이른다.
불법 드론 식별과 추적은 '5G 가드 드론'이 수행한다. '5G가드 드론'에는 드론에 각종 명령을 내리고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T라이브캐스터' 솔루션과 5G 스마트폰이 탑재됐다.
'T라이브 캐스터'는 안티 드론 솔루션에 표시된 불법 드론 좌표를 5G를 통해 곳곳에 대기 중인 가드 드론에 실시간 전달한다.
T라이브 캐스터와 5G 스마트폰이 촬영한 현장 영상은 실시간으로 신라대와 군 상황실로 전송돼 불법 드론에 탑재된 물체를 식별하도록 한다.
불법 드론 무력화와 위해 요소 제거는 육군과 '재밍건(Jamming Gun)'이 담당한다. 불법 드론에 폭발물 등이 확인되면 육군 53사단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재밍건을 발사하고 위해자를 제압한다. 재밍건은 고도 500m로 비행하는 드론을 제압한다.
앞서 SK텔레콤과 신라대, 한빛드론이 1월부터 5월까지 안티 드론 솔루션을 활용해 김해공항 주변 드론 비행을 추적한 결과 비행금지구역 내 비행시도가 891건에 이르렀다. 승인된 드론 비행은 한 건도 없었다. 891건 모두 불법드론이었다는 의미다.
황광명 신라대 교수는 “전국에서 연간 최소 3만건 이상 드론 불법비행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전국 대응 체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태학 신라대 총장, 여운태 육군 53사단장(소장), 최낙훈 SK텔레콤 5GX 그룹장, 박양규 한빛드론 대표는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상업용 드론 시장 개화에 맞춰 드론 운용 솔루션과 불법드론 대응 솔루션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국가 차원 불법드론 방지 시스템 마련에도 힘쓰기로 했다.
부산=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