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만사]'철밥통' 차고 나가는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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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덕분에

세종시에 거주하지 않는 공무원의 '발' 역할을 하는 '통근버스'. 수도권에서 차비 부담 없이 통근할 수 있는데다 새벽 버스에 몸을 싣고 눈 감았다 떠 보면 세종청사로 순간이동하기에 '마법'이라고도 불려. 요즘 이 통근버스가 대거 증편돼 눈길. 얼마 전까지 서울·수도권 기준 하루 36대 운영하던 버스가 47대로 20% 넘게 증가. 배차가 늘어난 덕에 서울 천호동이나 온수동 등은 경유지에서 출발지로 바뀌어. 덕분에 이 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은 하염없이 기다릴 필요 없이 제 시간에 자리싸움 없이 편하게 출근할 수 있게 돼 싱글벙글. 버스가 늘어난 정확한 배경은 모르겠지만 행정안전부가 내려오면서 통근자가 증가해 그런 것 같다고 추측. 한 공무원은 “행안부 눈치만 봤는데 덕을 볼 때가 다 있다”라고 말하기도.

○…말 많고 탈 많은 교통물류실에 볕드나

국토교통부 직원이 가장 기피한 부서를 꼽으라면 단연코 '교통물류실'. 드러나는 성과는 없이 사고 뒤치다꺼리만 하다 감사까지 받기 일쑤였기 때문. 명절 특별교통대책을 챙겨야 하는 직원은 연휴도 반납해야. 지금도 버스 파업 위기와 택시·공유차량 갈등으로 쉴 틈이 없어. 하지만 최근 만년 기피부서 오명을 벗게 됐는데 교통물류실장을 역임한 인물이 두 번 연속 2차관으로 승진한 것. 지난해 서기관 인사에서도 교통물류 등 2차관 쪽에서 대거 승진자가 나온 터라 또 한번 주목받아.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다면 고생할만하다는 인식이 확산. 아직 선호 부서는 아니지만 기피 분위기는 다소 사그라졌다는 전언.

○…'철밥통' 차고 나가는 공무원

세종시 한 정부부처에서 올해 들어서만 과장급 공무원 세 명이 공직을 그만둬. 행정고시의 좁은 문을 뚫고 어렵사리 사무관, 서기관을 거쳐 20년 안팎 근무한 베테랑인데. 세 명 모두 민간 기업으로 옮기기 위해 공직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져. 과천에서 세종시로 근무지가 바뀌면서 일부 그만둔 사례가 있지만 세종 근무도 수년이 지나고 안착하는 분위기여서 과장급 공무원 세 명의 퇴직은 이례적. 과장급 공무원이 '철밥통' 공직을 그만 둔 것을 두고 업무와 책임은 늘어나는데 근무여건은 악화됐기 때문 아니냐는 풀이가 나와. 과장급 이상 공무원은 현장 파악과 국회 논의를 위해 서울과 세종 지역을 오가는 강행군을 반복하는 게 일상. 또 한편으로는 국장급 이상이 되면 퇴직 후 취업심사가 까다로워 민간 이직이 어려워지는 이유도 있다고.

<세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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