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코레일 사장 "경영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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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유지보수 작업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손병석 사장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경영평가나 에스알(SR)과의 통합 논의보다 안전 투자 강화를 우선에 두겠다고 밝혔다.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 내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현하는 자동화 기술도 적극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2일 세종에서 가진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부채비율이 높지만 이를 낮춰 좋은 경영평가를 받는 것보다 안전에 투자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할 일”이라면서 “남북철도·4차산업혁명 등 코레일이 해야 할 수많은 과제가 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안전과 노사관계, 두 개가 기둥”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2015∼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부채가 많아 3년 연속 보통(C) 등급을 받았다. 그는 안전을 위해 시설과 기술에 투자를 했을 때 현직 경영진은 그 성과를 누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지만 감행할 의지를 밝혔다.

그는 “노후화된 열차 개선을 위해 차량구매 등 안전 투자를 하면 제 재임시엔 부채는 늘어나는데 신규 차량은 받지 못한다. 3~5년 뒤에야 나오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누군가 해야 된다면 내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화를 비롯해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사장은 원격 입환 기술을 예로 들었다. 화물열차를 연결하거나 떼어낼 때 하는 작업을 수작업이 아닌 리모컨으로 원격에서 조정하는 기술이다. 작업자가 깃발로 수신호를 하면서 열차를 붙이는데 이를 리모컨으로 조정하면 사람이 중간에서 다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작업 시간 단축 효과도 있다.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전환배치됐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곧바로 도입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담당 직원,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SR과의 통합 추진에 대한 질문에는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로 갈음했다.

그는 “통합 이야기보다 안전부터 챙기고 그런 걸 해야되지 않겠냐는 게 일반 국민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전한 심야작업을 위해 막차 시간을 당기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표준 작업표에 따라 쫓기듯 작업하다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작업 시간 확보를 위해 저소득층에서 주로 이용하는 첫차를 뒤로 늦추기 보다는 막차 시간을 당기는 안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만성 적자로 지적받는 철도 물류에 대해서는 체계를 개선해 현 물류시장 4%를 차지하는 수준에서 10%로 확대할 계획이다. 남북철도나 유라시아철도가 물류 체계 개선의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철도물류가 3000~4000억원 적자라고 하는데 물류만 떼어서 비용을 계산하는 게 사실 정확한 구분이 사실 어렵다”고 전제한 후 “대한민국 철도는 경쟁력을 가지기엔 너무 짧아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라시아 철도 연결되면 물류적자도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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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코레일 사장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