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거래 시장과 배터리 업계에 아동 노동을 이용해 채굴한 광물을 뿌리 뽑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비철금속 거래소인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최근 아동 노동력 착취 근절 노력 일환으로 2022년부터 책임 있는 광물 수급 기업에게만 플랫폼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LME는 모든 상장기업에 2020년 말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침에 근거해 평가를 수행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위험 지역 또는 분쟁 지역에서 운영되는 모든 생산업체가 책임있는 광물 수급에 관한 국제 지침을 충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준수하지 않은 기업은 LME가 거래 금지 또는 상장 폐지를 실시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또 2024년까지 모든 공급망 정보를 공개해야한다.
매튜 챔벌레인 LME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소비자들은 책임감 있는 광물 수급에 대한 기업들의 행동을 요구해야하며 산업계 이해관계자들도 이를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광산업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이번 결정이 전기차와 첨단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일부 금속, 특히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아동 착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1월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많은 아동이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코발트 채굴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2017년에도 애플, 삼성전자, 테슬라 등 29개 기업의 코발트 공급망 개선 정도를 평가한 후속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발트는 배터리를 만드는데 필수 원재료 가운데 하나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광물이다.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생산되는 양이 세계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공급망 체계가 복잡하고 생산과 유통 경로가 불투명하다. 이 과정에서 아동 노동과 인권 유린 등 사회적 문제가 지속 제기되면서 이슈광물로 취급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윤리적인 코발트 채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17년 업계 최초로 책임있는 코발트 공급망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발표하고 공급망 실사 현황을 매년 공개적으로 보고할 것으로 약속했다. LG화학은 IBM, 포드, 화유코발트, RCS글로벌 등과 함께 코발트 공급망 추적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광물 자원 이력을 추적함으로써 아동 노동, 노동 착취 등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