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전 세계에서 발표된 배터리 관련 설비투자 계획이 200기가와트시(GWh)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는 중국에서 발표된 프로젝트가 용량 기준 전체 90%에 이른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가오궁산업연구원(GGII)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적으로 20개 배터리 프로젝트 발표됐으며 투자 규모는 공개된 것만 용량 기준으로 200GWh를 넘어섰다. 이 중 중국에서 발표된 배터리 관련 투자 프로젝트가 15개다.
비야디(BYD)는 지난달 충칭에 연산 20GWh 규모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을 시작했다. 총 100억위안을 투자해 1년 내 완공을 목표로 8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을 만든다.
EVE는 30억위안을 투자해 후이저우에 5.8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완샹도 680억위안을 투자해 80GWh 규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인비전AESC는 220억위안을 투자해 우시에 20GWh 규모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중국 에너지기업 인비전이 일본 AESC를 인수한 후 진행하는 첫 대규모 프로젝트다.
신왕다도 지난달 120억위안을 투자해 30GWh 규모 배터리 생산라인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1단계로 35억위안을 투자해 8GWh 규모 생산라인을 갖춘 후 단계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린다.
중국 내에서 차세대 전고체전지 관련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중국 리튬 업체인 간펑리튬은 2억5000만위안을 투자해 1세대 전고체전지 파일럿 생산라인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웨이란뉴에너지도 총 5억위안이 투입되는 전고체전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쥐뎬진에너지는 30억위안을 투자해 장쑤성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대용량 고체 리튬폴리머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설비 투자 계획은 확대 발표되는 경우가 있어 실제 용량이나 가동시기 등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규모 축소로 기술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하위 업체 구조조정이 급속히 진행되는 것도 지켜볼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