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장비 RF 엔지니어링 육성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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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장비 RF 엔지니어링 전문가 회의(가칭)

건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 'RF(고주파) 엔지니어링' 양성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장비 RF 엔지니어링 전문가 회의'에서 국내외 장비업계 관계자들은 플라즈마 공정 근간이 되는 RF 시스템 기술 개발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F 시스템은 반도체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오늘날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고주파 전력 장치를 말한다.

플라즈마는 물질의 네번째 상태로, 강한 에너지를 받은 기체 입자를 말한다. 과거 플라즈마는 반도체 공정 회로에서 집적 회로를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얇은 박막을 씌우는 증착 과정에서도 활용된다. 공정 이후 웨이퍼를 깔끔하게 씻어내는 후공정 과정에서도 쓰인다.

홍상진 명지대학교 교수는 “플라즈마를 사용하는 공정이 전체 공정의 65%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 플라즈마에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RF 시스템을 쓴다. 전력을 생산하는 RF 제너레이터, 이 전력을 손실 없이 전달하기 위한 RF 매처 등으로 구성된다.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장비의 '엔진'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국내 RF 시스템 경쟁력이 외산 장비·부품 기업보다 미진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반도체 소자업체 전공정 장비 국산화율이 10% 안팎인 상황에서, 핵심 부품인 RF 시스템 의존도 또한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국내 장비 부품 업계에서 RF 엔지니어링을 양성해 미래 반도체 공정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왕현철 원익IPS 부장은 “반도체 장비 성능 향상의 핵심은 RF 시스템”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향상을 위해 업체 간 협력하고, 국내 반도체 장비 RF 엔지니어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반도체 장비 RF 엔지니어링 전문가 회의도 이런 맥락에서 열렸다.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기업인 원익IPS, 세메스, 피에스케이, 테스뿐만 아니라 외국계 기업인 어드밴스드에너지, 엠케이에스, 코멧테크놀러지 등 업계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해 향후 RF 기술 발전 방안과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향후 교류회, 회의, 기술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관련 기술 홍보관도 운영할 방침이다.

홍 교수는 “경쟁사들이 힘을 모아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을 모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근오 코리아스펙트랄프로덕츠 부사장은 “국내 장비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기술 교류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면, 외국 장비 기업 기술을 더욱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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