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저축은행 대출규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중소형 저축은행 한 곳이 올해 들어 개인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정책 상품인 중금리 대출을 늘리면서도 자영업자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자영업자대출은 1년 새 큰 폭으로 급증해 경기침체·금리인상으로 이어져 이자부담이 가중된다면 한국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SB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개인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취급액이 크지 않은 데다 수익성도 크지 않고 고금리 비중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동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동향 및 향후 계획'을 보면 OSB저축은행 고금리대출 비중은 94.9%로 상위 20개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OSB저축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취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앞으로 개인 신용대출을 하지 않고, 담보대출과 중금리 대출 등 기존에 운영 중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정책 상품인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면서도 고금리 대출인 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은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한국경제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 자영업자대출 규모는 13조7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10조4228억원) 대비 31.5% 늘어난 규모다. 특히 SBI·OK·한투·유진·페퍼·웰컴·JT친애·OSB·애큐온·모아 등 자산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경우 자영업자대출이 7조251억원으로 전년동월(5조601억원) 대비 40%가까이 늘었다.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은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에서도 1조6617억원, 1조2839억원으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들 2개사는 전체 자영업대출은 전체비중에서 21.5%를 기록해 상당했다.
저축은행들의 이 같은 추세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그나마 금리수준이 높은 자영업자대출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점차 강화하고 있고, 중금리 대출의 경우 박리다매식 영업을 해야 수익이 남는 등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져 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도 경기침체 기조와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제기돼 자영업자 이자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이자상환부담 추산'을 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P) 인상되면 자영업 가구당 이자부담이 519만5000원에서 641만7000원으로 122만2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자영업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