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기 내각 후보자 임명강행 시사...여야 '극한 대립'

문재인 대통령이 2기 내각 후보자 임명강행을 시사했다. 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7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박양우 문체부 장관과 문성혁 해수부 장관에 대해 임명을 재가했다. 2개 부처 장관은 4월 3일 0시부터 임기가 개시된다.

Photo Image

야당은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지속 요구했다. 청와대의 임명강행 수순에 극한 대치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진영 행안부,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7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7일까지 여야가 논의해 채택(또는 불채택)하면 된다”고 전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지정해 국회에 재송부 요청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재송부 요청 시한(7일)에도 국회에서 청문보고서를 받지 못하면, 다음날인 8일 박양우 문체부,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5명 후보자를 모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재송부를 요청하면 미국 출장(10일) 전에 임명하는 수순으로 이해하면 되는가'라는 물음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즉각 반발했다. 야당은 2기 내각 구성을 위한 '3·8 개각'을 인사 참사로 규정하며 청와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부실한 인사검증 책임을 물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연철, 박영선 후보자 지명철회도 요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권 호위무사 개각이나 정권 철통방어 검증이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한 검증을 해야 한다”며 “조국·조현옥 수석을 당장 경질하고,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와 두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 없는 국회에서 협조하기 어렵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다만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4일 예정된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지난 주말 단행된 장관 후보자 2명(조동호·최정호)에 대한 지명철회와 자진사퇴는 깊게 내려진 종기의 뿌리는 그냥 놔두고 환부 위에 반창고 하나 붙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국·조현옥 수석의 경질과 김영철·박영선 후보의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야당에서 인사검증 부실 책임으로 민정·인사수석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명확한 잘못이 없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도한 수석은 “지명 당시 시스템상에서 걸러낼 수 있는 만큼 다 걸러냈다”며 “실수가 있어 흠결을 잡아내지 못했다고 판단하지 않으며, 후보자의 능력을 더 높게 본 가치 판단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국회 농해수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적격', 한국당은 '부적격', 바른미래당은 '적격'과 '부적격' 중간입장이라는 의견을 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