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낙성벤처밸리'(가칭) 조성을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났다. 서울대 후문에서 낙성대 일대를 묶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2일 서울대와 관악구에 따르면 오 총장, 박 시장과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전날 서울시청에서 40여분 동안 회동해서 낙성벤처밸리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전자신문 3월 26일자 1면 참조
오 총장은 박 시장에게 낙성벤처밸리 부근 자연녹지지역을 주거·상업지역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는 관악구와 함께 서울대 후문에서 낙성대 일대까지 이어지는 지역을 스타트업 육성 공간인 낙성벤처밸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이 일대는 녹지지역으로 묶인 곳이 많아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토지 용도 변경이 필수적이다.
오 총장은 2일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어제(1일) 박원순 시장을 만나 낙성벤처밸리 조성 사업을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박 시장이 검토한 뒤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관악구 관계자는 “오 총장과 박 구청장이 박 시장에게 낙성대 일대에 사실상 공원 기능을 하지 못하는 녹지에 대한 용도 변경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대 요구 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인근 창업 생태계 조성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서울대와 서울시 의사결정권자가 낙성벤처밸리 추진을 위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오 총장이 올해 초 취임한 이후 벤처밸리 조성 계획에 속도를 냈다. 서울대는 관악구와 이달 내 낙성벤처밸리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서울시에 교내에다 지하철역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자체 접근성이 높아지면 스타트업이 학교 부근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창업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대를 가기 위해서는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도 셔틀버스를 타야 하는 등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
서울대는 지하철역이 생기면 지역주민과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하철역이 생기면 인근 주민도 쉽게 서울대 문화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높은 대학 담장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