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관련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사상 처음으로 6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내려지는 등 상황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함께 인공강우를 내리게 하는 방안을 중국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인공강우 기술 협력에 합의했고, 중국이 우리보다 기술이 앞서 있으니 중국 기술을 벤치마킹하라는 주문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서울시와 경기도를 합친 크기의 베이징은 새벽부터 밤 늦도록 인공강우로 많의 양의 비를 내리게 한다”고 소개했다.
미세먼지가 가위 재난 수준이다. 재난은 대개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게 일반 형태지만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전역에 걸쳐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개는 하루 이틀 정도 극성을 떨다가 사위어들지만 이번에는 일주일 내내 해를 끼치고 있다. 시기적으로 봄에 가장 기승을 부리는 상황을 감안할 때 잠시 잠잠해졌다가 반복될 가능성이 짙다. 늦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건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껏 대책이 추경 편성이나 인공강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추경은 일단 국회를 거쳐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 인공강우는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시도했지만 실패한 전력도 있다. 중국에서 기술을 도입한다 해도 우리에게도 효과가 있을 지는 따져봐야 한다.
가장 시급한 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다. 정확한 원인이 파악돼야 합당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과연 중국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포함해서 산업 현장, 경유차, 발전소 등을 통틀어서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이 무엇인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래야 경유차를 줄이든지 발전 에너지원을 바꾸든지 범국민 캠페인을 벌이든지 효과가 큰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무작정 지금 이 순간만 넘기자는 식의 단기 처방으로는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재난 수준으로 격상된 미세먼지 문제를 앞에 두고 단기를 포함해 중장기 종합 대책이 수립돼야 최소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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