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한국시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남우주연상 등 4관왕에 올랐고 '그린북'이 작품상을 받는 등 한 작품에 상이 몰리지 않고 고루고루 수상이 돌아간 시상식이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큰 관심거리 중 하나였던 '여우주연상' 부문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맨이 수상하면서, 글렌 클로즈의 아카데미 7번째 도전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글렌 클로즈는 지금까지 총 7차례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으나,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불운의 배우가 됐다. 1983년 '가프'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985년 '내츄럴'(여우조연상), 1988년 '위험한 정사'(여우주연상), 1989년 '위험한 관계'(여우주연상), 2012년 '앨버트 놉스'(여우주연상) 그리고 올해, 2019년 '더 와이프'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글렌 클로즈는 지난 1월에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더 와이프'로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을 수상하면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부문의 강력한 수상 후보였다. 하지만, 수상에 실패하면서 현역 배우들 중, 최다인 7회 노미네이트됐으나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비운의 수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바이스'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한 에이미 아담스가 6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아라비아 로맨스'의 원로배우 故 피터 오툴이 8번이나 후보에 오르고도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채, 공로상만 받고 생을 마감한 것을 제외하고는 8번째 후보에 오른 후, 수상하지 못한 배우는 아카데미 역사상 아직 한명도 없다. 故 폴 뉴먼이 7번의 도전 끝에, 1986년 '컬러 오브 머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알 파치노 역시, 7번 후보에 올랐던 1993년 '여인의 향기로'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아카데미 역사상 8번째 후보에 오른 끝에, 첫 수상한 배우는 1985년 '바운티풀 가는 길'의 제라르딘 페이지가 유일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7번이나 후보에 오르고도 수상하지 못한, 글렌 클로즈는 과연 제 2의 피터 오튤이 될 것인지 아니면 제라르딘 페이지처럼 8번째 도전에서 7전 8기의 성공을 거둘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글렌 클로즈가 명연기를 펼친 제91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작인 '더 와이프'는 오는 27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전자신문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etnews.com)